모든 존재는 실체가 없는 것 같습니다. 어떤 것이든 변하기 나름이며 고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내가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도 변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좋았었는데,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싫어지기도 하고 심지어 미워하고 증오하기도 합니다. 정말 내가 예전에 그렇게 좋아했었던 사실조차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말입니다. 상대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내가 좋아했던 그 사람도 예전에 나를 좋아했고, 지금 내가 그 사람이 싫어졌다면 그 사람 또한 나를 싫어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은 누구 탓이라고 하기보다는 존재의 본질적 속성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없으니까요.
좋고 싫음은 나의 괴로움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좋은 것이야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그 좋은 것이 나중에 싫은 것으로 변한다면 그것이 훨씬 더 커다란 아픔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나와 별로 상관없는 사람으로부터 받는 상처는 며칠 지나면 잊어버릴 수 있지만, 내가 진심으로 좋아했던 사람에게 받는 상처는 평생을 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좋고 싫음에 너무 집착하니 이러한 현상이 생기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존재 그 자체로 만족해야 하는데 우리는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더 많은 애착을 가지고 있으니 피할 수 없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내가 상대를 좋아하는 마음이 언젠가는 변할 수 있다는 것, 상대가 나를 좋아하는 마음도 언젠가는 변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마음뿐만 아니라 존재 그 자체도 변할 수 있습니다. 예전에 내가 오늘의 내가 아니고, 오늘의 내가 내일의 내가 아닐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변하는 존재를 거부한다면 이는 나에게 아픔과 괴로움만 주게 될 수 있습니다.
좋아한다고 해서 취하려 하지 말고, 싫어한다고 해서 버리려 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좋고 싫음은 언제든지 변하며 그것이 존재 그 자체의 본성이기에 취하고 버리는 것은 나의 온전한 주관에 따른 존재로부터의 자유를 스스로 잃게 만드는 길이 될지도 모릅니다.
존재로부터의 자유는 그 존재로 인해 나의 마음의 좋고 나쁨을 벗어나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좋고 나쁨의 경계를 스스로 구별 짓지 말고, 나 스스로 만든 경계에 구속되지 말아야 어떤 존재로부터 속박되지 않는 진정한 내적인 자유를 누릴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떤 것을 취하지도 버리지도 않는 것이 진정한 존재로부터의 자유를 얻는 길이기에, 만약 그것이 가능해진다면 나는 내 주위의 어떤 존재로부터도 마음의 아픔과 상처를 입지 않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