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비가 내리더니 새벽에 비가 그쳤는지 오늘은 맑은 날입니다. 하늘을 바라보니 구름 한 점 없이 햇볕이 내리쬐고 있었습니다. 주위를 둘러보니 햇볕은 존재하는 모든 것에 있었습니다. 나무건 잔디이건 콘크리트 바닥이건 사람이건 그 모든 것에 햇볕은 있었습니다.
태양은 존재를 가리지 않고 그렇게 모든 것을 비추고 있습니다. 그 존재의 가치나 모습을 따지지 않고 고르게 자신의 에너지를 나누어 주고 있었습니다.
태양은 그렇게 모든 존재를 분별하지 않습니다. 태양은 좋아하는 존재도 싫어하는 존재도 없습니다. 어떤 존재에게 햇볕을 줄지, 어떤 존재에게는 햇볕을 주지 않을지 생각도 하지 않습니다. 그저 존재하는 모든 것에게 자신을 나누어 줄 뿐입니다. 경계도 없이, 구별도 없이 그렇게 자신을 내어주기만 할 뿐입니다.
우리도 주위의 존재를 분별하지 않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한다면 그 어떤 특정한 대상에게 집착하거나 연연하지 않을 테니까요. 내가 특별히 좋아하는 것에는 모든 것을 주고 그렇지 않은 것에도 아무런 관심을 주지 않으니 나중에 그 특별한 존재로 인해 더욱 커다란 아픔과 힘든 일이 생기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태양은 자신을 그렇게 주지만 돌려받는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지구 상의 그 어떤 존재도 태양으로부터 에너지를 받았다고 해서 자신의 에너지를 태양에게 돌려주지는 않습니다. 그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지는 몰라도 태양은 그것에 대해 아무런 불만도 원망도 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너무 많은 생각을 하는 것 같습니다. 내가 누군가에게 무엇을 했다면 그가 나를 위해 무언가를 해주기를 기대합니다. 그러한 생각이 존재 그 자체에 나 자신을 투입하기 마련입니다. 그러한 투입이 나에게 돌아오지 않으면 우리는 그 사람에게 실망하고 속상해하고 원망하며 불만을 갖게 됩니다.
만약 그렇더라면 처음부터 그 누구에게 아무것도 해주지 않는 것이 나을지 모릅니다. 아무것도 주지 않았으니 아무것도 받을 일이 없고 그로 인해 속상하거나 마음 아파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그 사람이 나에게서 어떠한 것을 원한다고 해도 그냥 주지 않으면 됩니다. 그 사람에게 내가 무엇인가를 주면 나도 무엇인가를 받아야 좋은데 아무래도 받을 것 같지 않으니 나는 아무것도 주지 않겠다고 말하면 됩니다. 비록 그가 서운하다고 하더라도 내가 주지 않는다고 하여 그 사람이 나에게 해코지나 피해를 입히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 사람에게 무언가를 주거나 주지 않는 것은 전적으로 나의 선택이기에 그에 따른 결과 또한 나의 책임일 뿐입니다. 주고 나서 후회하느니 차라리 아무것도 주지 않는 것이 서로를 위해 나을 것 같으면 그러한 선택을 하면 됩니다. 너무나 단순하고 명료한 선택인데도 불구하고 그것을 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나의 잘못일 뿐입니다.
태양처럼 모든 것을 주고서도 아무것도 돌려받지 않더라고 아무 문제가 없다는 마음으로 줄 수는 없는 것일까요? 내가 주었으니 어떤 형태라도 일부는 돌려받아야 되는 것인가요? 왜 주고 나서 후회를 하고 있는 것인가요? 내가 주었는데 왜 그것에 대해 다른 사람을 원망하는 것인가요? 내가 무언가를 그 사람에게 주었다면 그 순간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잊어버리는 것이 나을지도 모릅니다. 모든 것을 주고 하나도 돌려받지 않은 채 내일도 모레도 영원히 우리에게 자신의 에너지를 내어주는 태양같이 아무 생각 없이 살아가는 것이 현명한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 오늘입니다. 태양은 아직도 그 모든 존재에게 햇볕을 나누어 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