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를 어디까지 할 수 있을까요?

by 지나온 시간들

예전에 시카고에 있을 때 5대호 구경을 간 적이 있었습니다. 말이 호수지 사실 바다같이 크고 넓었습니다. 그전에 다른 호수를 구경 간 적은 있었지만, 수평선을 볼 수 있는 호수는 그때가 처음이었습니다. 바다가 아닌 것이 이상할 정도로 정말 끝이 보이지 않는 호수였습니다.


겨울에 오대호 근처에 어마어마한 폭설이 내리는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 많은 호수의 물이 공중으로 올라가 눈이 되어 내리니 모든 것이 파묻히는 엄청난 양의 눈이 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오대호의 크기가 엄청나기에 그 많은 물을 다 품을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람의 포용력은 다 다릅니다. 그 포용력의 크기는 바로 사랑의 크기와 비례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랑이란 어떠한 존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나를 우선하지 않고 상대를 우선하기에, 나보다 상대를 좋아하기에, 사랑이라는 단어를 사용할 수 있는 것이겠지요. 내가 누군가를 정말 사랑한다면 그 사람의 모든 것을 인정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 사람이 잘하는 것뿐만 아니라 잘못하는 것까지 말입니다.


우리는 살아가다 보면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고 잘못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한 실수와 잘못을 반복할 수도 있습니다. 그 사람도 자신이 실수하고 잘못하고 있다는 것을 모르지는 않을 것입니다. 나름대로 자신의 잘못을 고치려 노력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대부분의 경우는 그 사람이 실수를 하거나 잘못을 하면 몇 번 정도는 봐줄 수 있고 용서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러한 것이 반복되면 많은 경우 더 이상 받아주지 않습니다. 참을 만큼 참았으니 더 이상 용서를 하지 않고 관계를 아예 끊어버리기도 합니다.


누구를 용서한다는 것은 그 사람이 나에게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나에게 중요한 사람이 아닐 경우 그 사람이 잘못을 하건 말건 그것조차도 문제가 되지 않으며, 용서라는 단어도 아무런 의미가 없을 것입니다.


우리는 누군가를 어디까지 용서할 수 있는 것일까요? 그것은 아마 그 사람을 어느 정도 사랑하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을 것입니다. 만약 그 사람을 정말로 사랑한다면 그 사람을 무한히 용서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 사람이 나에게 있어 너무나 소중한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잘못을 할지언정 그 사람을 영원히 안 보고 살 수 없고, 어렵더라도 힘들더라도 끝까지 용서를 하게 될 것입니다.


만약 누군가가 나를 용서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그 사람이 나를 그 정도까지만 사랑했다고 생각하면 될 것입니다. 그 사람의 나에 대한 사랑은 거기까지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그것을 그냥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사람의 마음을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나 또한 더 이상 기대를 하지 말아야 합니다.


누군가가 나를 정말 많이 용서한다면 그 사람이 나를 진정으로 많이 사랑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만큼 그 사람은 나에게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존재일 것입니다. 나를 용서한 만큼 나도 그 사람을 끝까지 사랑해야 할 것입니다. 모든 것을 용서할 수 있는, 영원히 용서할 수 있는 그러한 사랑하는 사람이 있기를 소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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