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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나온 시간들 Aug 23. 2022

반복이 돼도 상관없습니다

https://youtu.be/GAIZxaToV2A


‘파사칼리아’는 느린 3박자로 변주곡 형식을 취합니다. 저음 선율의 반복을 중심으로 하는 것이 특징이라 할 것입니다. 같은 멜로디로 변주를 하든, 저음 선율을 반복하든 그것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아름다운 선율이 마음에 와닿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삶은 반복의 연속입니다. 아침에 일어나 씻고 식사를 한 다음 일하러 갑니다. 동료를 만나고 비슷한 일을 매일같이 하며, 점심을 먹고, 다시 일을 하다가 피곤에 지친 몸으로 집으로 옵니다. 집에 오면 어제와 비슷한 일들이 반복됩니다. 그러다 잠이 들고 다시 아침이 되어 다시 반복되는 일상을 살아갑니다. 


  때로는 일탈을 하고 싶기도 하지만 그런 용기를 가지는 것조차 사치일 수 있다는 것을 잘 압니다. 어제와 같은 오늘, 오늘과 같은 내일이 있을 뿐입니다. 매일이 즐겁고 행복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더 힘들고 지겹고 답답하기만 합니다. 


  파사칼리아가 변주곡이고 반복적 선율일지라도 마음에 와닿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요? 그것은 아마도 그 곡에 작곡한 이의 인생이 오롯이 담겨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헨델의 인생이, 할보르센의 삶이 이 곡에 내재하기 때문일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음악이나 예술은 그것을 만든 사람의 마음이 온전히 들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매일 비슷한 일을 해야 하는 것은 바로 변주와 같을 것입니다. 일상이 반복되는 것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반복되는 일상이 나의 삶을 만드는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한 하루를 아름답게 만드는 것은 오직 나에게 달린 것이 아닐까 합니다. 비슷한 일을 반복해야 하지만, 그것에서도 아름다움과 즐거움 그리고 행복을 느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오늘도 저는 어제와 비슷한 삶을 살았습니다. 별 특별한 일도 없었고, 가슴 뛰는 일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가운데에서 마음만은 편안할 수 있기를 바랐습니다. 나 혼자만이라도 아름다운 순간이 있기를 기도했습니다. 


  헨델의 파사칼리아를 할보르센이 편곡한 것은 원래 바이올린과 비올라의 듀엣으로 편곡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피아노 솔로로 연주하는 것도 아름다운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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