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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나온 시간들 Oct 08. 2022

초기 우주와 지평선 문제


  표준적인 빅뱅 우주론에서 물리학자를 가장 곤란하게 하는 것 중의 하나는 지평선 문제였다. 지평선 문제는 초기 우주가 멀리 떨어진 점에서 동일하게 보인다는 사실부터 시작한다. 초기 우주의 밀도가 아주 높고 우주가 급격하게 팽창하고 있다 하더라도 초기 우주의 상태는 격렬하게 요동하는 불균일한 상태이다. 


초기 우주의 증거인 마이크로파 우주 배경 복사는 우주의 온도가 충분히 낮아져 전자와 양성자가 결합해 원자를 형성하는 시기에 우주가 투명할 때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러한 상태에서 공간상의 점들이 가진 국지적인 조건에 따라 마이크로파 우주 배경 복사가 우리에게 다르게 나타날 수 있지만 사실 그렇지는 않다. 마이크로파 배경의 모든 점들은 아주 유사한 온도를 가지고 있으며, 장소에 따라 온도 차이는 약 10만 분의 1 정도 될 뿐이다. 따라서 모든 점에서의 물리적인 조건은 거의 동일해야 한다. 


  지평선 문제는 어떻게 멀리 떨어져 있는 점들은 자신들이 거의 동일한 조건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모든 점들이 우주론적 지평선 안에 있다 하더라도 이들 자신의 우주론적 지평선은 이보다 훨씬 작다. 왜냐하면 이들은 빅뱅에 훨씬 가까이 있기 때문이다. 1도 이상 떨어져 있는 점들의 우주론적 지평선은 서로 겹치지 않는다. 즉, 다른 모든 점들의 과거에 속한 시공간 상의 사건은 없으며 이 점들 사이에 신호를 주고받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점들은 거의 동일한 물리적인 조건들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것은 어떻게 가능한 것일까? 이것이 바로 지평선 문제이다. 


  이 문제는 사실 엔트로피와 관련되어 있다. 초기 우주 전체가 아주 유사한 조건을 가지고 있는 것은 낮은 엔트로피 때문이다. 왜냐하면 이러한 일이 일어날 수 있는 방법의 수가 아주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다. 


  급팽창은 지평선 문제에 대한 간결한 풀이를 제공한다. 급팽창하는 동안 공간은 굉장한 크기로 팽창하였다. 초기에 매우 가까웠던 점들이 아주 멀리 떨어지게 되었다. 마이크로파 배경이 형성될 때 멀리 떨어져 있던 점들이 사실은 급팽창이 시작되기 전에는 바로 곁에 놓여 있었다. 


중요한 것은 급팽창하는 동안 우주가 암흑 초거대 에너지의 지배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암흑 초거대 에너지는 본질적으로 모든 곳에서 동일한 밀도를 가지고 있었다. 급팽창이 시작된 공간의 일부 구역에서는 다른 형태의 에너지를 가지고 있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들은 빨리 사라지게 된다. 급팽창은 공간을 평평하게 만들게 되고 이로써 물리학자들을 곤란하게 했던 지평선 문제는 해결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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