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 당신은 어떤 삶을 꿈꾸고 있나요?(2)

창업의 성공에 대한 기준

by 루루
요즘 당신이 가장 지키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요?

저는 어쩌다 보니 대학에서 창업보육 업무를 하고 있지만, 정작 제 자신이 ‘창업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COVID-19 펜데믹으로 오프라인 교육이 중단되던 시절, 뭐라도 해야겠다 싶어서 유튜브에서 온라인 강의를 시작했고, 상황이 예상보다 길어지자 교원 겸직 허가 등 여러 가지 현실적인 이슈가 뒤따르면서 결국 창업이라는 형태로 활동을 이어가게 된 것이지요. 어찌보면 상황이 저를 창업으로 떠밀어 간 것이다보니, 흔히 창업가들이 말하는 그럴듯한 계기나 큰 열정과도 거리가 멀었습니다. 그래도 지금와서 돌이켜보면, 제가 원하는 삶의 방식이 결과적으로 창업이라는 선택과 닿아 있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초반에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달콤한 상상도 했습니다. ‘이러다 정말 잘돼서 백만 구독자가 되면 어쩌지?’ 지금 생각하면 웃음이 나올 만큼 순진한 기대였지만, 그 상상은 꽤 즐거웠습니다. 낮에는 직장에서 일하고, 밤에는 제 콘텐츠로 세상과 소통하며 부가 수익을 얻는 삶. 언젠가 그 수익이 지금의 일보다 커지면, 그때는 남의 눈치를 보지 않고 ‘내가 좋아하는 일’만 하며 살 수 있겠다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늘 냉정한 법입니다. 유튜브 채널을 제대로 키우려면 단순히 영상을 만들고 올리는 수준을 넘어, 기획과 촬영, 편집, 피드백, 운영까지 수많은 과정을 감당해야 합니다. 그만큼 시간과 에너지가 더 필요하고, 때로는 돈과 사람까지 투입해야 하는 일이 됩니다. 결국 지금의 일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동시에 뭔가를 해내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더 어렵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새로운 고민이 시작됐습니다. '나는 어디에 더 집중해야 할까?', '내가 원하는 삶의 방식은 어떤 쪽에 더 가까울까?' 그리고 처음으로 스스로에게 던진 그 질문 앞에서, 저는 아주 단순하지만 분명한 장면 하나를 떠올렸습니다. 화려하진 않아도 내가 선택한 일을 하며 조용히 오래가는 삶. 누구 눈에 특별해 보이지 않더라도, 스스로에게는 충분히 의미 있는 일을 하며 조금씩 단단해지는 삶이었습니다. 아마 이런 삶을 바라고 있었기에,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창업이라는 흐름 속에서 ‘나만의 답’을 찾을 수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제가 평소에 자주 하는 말이 있습니다. 무언가를 얻으려면 그에 상응하는 무언가를 내놓아야 한다는, 이른바 ‘등가 교환의 법칙’입니다. 뭔가를 얻기 위해 내가 내놓아야 하는 대가는 시간이나 에너지, 돈일 수도 있으며, 어쩌면 간신히 만들어놓은 지금의 안정을 내려놓는 선택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우리의 삶은 계산처럼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하나를 내려놓았다고 해서 보상이 곧바로 돌아오지 않고, 생각한 보상을 얻으리란 보장도 없습니다. 그래서 ‘최악의 상황이 온다면 내가 어디까지 감당할 수 있는지, 그렇게 감당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인지’에 대해 스스로 판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무리 피곤해도 저녁 시간을 쪼개고, 휴일에도 영상을 찍으며 보내던 그 시절에 느꼈던 작은 행복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불안정한 비전임 교원이라는 자리에 머물러 있으면서도, 그 안에서 또 다른 미래의 가능성을 하나씩 만들어가고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그 선택이 반드시 성공으로 이어질지는 알 수 없었지만, 적어도 나는 언제든 무엇이든 시도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믿음을 가질 수 있었고, 그 믿음은 그 시절 제게 가장 큰 자산이 되었습니다.


저는 지금도 반드시 모든 것을 희생하며 올인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당장 감당해야 하는 무게가 단순한 열정만으로 즐길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설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창업은 용기만으로 되는 일이 아니라, 내가 견딜 수 있는 리듬과 균형을 찾아가는 과정이라는 걸 그때 깨달았습니다. 지금 제가 하는 일이 충분히 만족스럽고, 10년쯤 지나 그 자리를 내려놓게 되는 때가 오더라도 그때 제 삶의 한켠에 또 다른 선택지가 남아있다면, 얼마든지 지금을 더 잘 견디고, 즐길 수 있게 됩니다.


유튜브를 한 번 겪어보고, ‘성공은 반드시 빠르고 크게 이루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내려놓고 나니 새로운 시도에 대한 두려움이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지금 이렇게 브런치에 글을 쓰고 있는 일조차, 어쩌면 그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열린 하나의 가능성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창업을 한다고 해서 반드시 한 번에 모든 것을 이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 압박감이 오히려 스스로를 지치게 하고 망치기도 합니다. 창업은 때로 아주 조용하고 단단하게, 자신만의 방식으로 나아가는 과정입니다. 그래서 저는 여러분에게 다시 묻고 싶습니다.


당신에게 창업의 성공은 어떤 모습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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