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편없는 사랑들이 모여서
역주행으로 인기가 치솟고 있는 소설이라 7월 초에 읽었다. 이걸 이제야 쓰네. 사실 읽고 난 직후 감상은
였다.
두 주인공의 부모가 불륜을 하다 물에 휩쓸려 죽은 게 소설의 중반까지 내용이다. 그러고 나니까 남은 절반은 어떻게 풀어갈지 궁금했다. 남녀 두 주인공이 부모의 불륜에 대한 트라우마로 각자 떨어져 지내다 다시 만나며 극복하게 되는 이야기다.
요약이 너무 납작한가? 사랑에 대한 소설은 내가 잘 풍부하게 못 느끼는 것 같기도 하다. 성애가 섞인 남녀 간의 사랑이 가장 하위 단계의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신뢰와 존중 따위는 언제든 내다 버릴 수 있는. 아픈 아내를 두고 바람을 피우는 아빠와 홀로 아들을 키우다 정분난 엄마라니. 심지어 여자주인공이 남자주인공을 물에서 구하며 만나게 됐는데. 난 자식들끼리 좋아하는데 부모도 연애를 해서 갈등이 벌어지나 했더니 여주인공의 엄마가 살아있고 그저 불륜이었다. 거기다 물에서의 안전을 중요시하는 직업정신도 다 갖다 버리고 취해서 물놀이라니.
주인공들도 각자 연애를 한다. 그런데 후반부로 가면 둘이 이어지면서 각자 파트너에 대한 예의는 정말 갖다 버렸구나 싶다. 둘만이 겪은 상처로 둘은 세기의 사랑 같겠지만 그 둘의 부모, 그 둘의 연인들은 그저 허무하다. 심지어 여자주인공의 엄마는 엄청난 상처로 딸이 그러니까 여자주인공이 남자주인공을 만나는 걸 반대한다. 내가 사랑하는 딸이 나를 괴롭힌 사람의 아들과 만나는 걸 어떤 누가 '그래 내 인생은 내 것이고 네 인생은 네 것이니 네 마음 가는 대로 해라.'라고 할까.
불륜 소재를 쓰더라도 전달하고자 하는 바가 더 와닿는 작품들이 있는데 <급류>는 좀 어쩌라는 거지? 싶은 느낌이 강했다. 인생의 상처를 극복해 나가는 걸 그리고 싶었던 걸까? 극복해 나가는 것은 언제나 찌질하다. 두 주인공이 다시 사귀는 것이 극복 방법일까? 내 치부를 이미 알고 있고 그쪽 치부도 내가 이미 알고 있으니? 그 정도는 나눠야 남녀 간의 사랑이 유지되는 걸까? 잘 모르겠다. 어쩌면 남녀 간의 사랑에 신뢰와 존중은 원래 없었던 것인데 내가 없는 것을 찾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남의 감상평이나 서평이라도 찾아볼만한데 급류는 그냥 이렇게 감상을 마무리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