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는 줄 알았는데....
안타깝게도 세 곳 모두 떨어졌다.
면접이 이렇게 연달아 잡힌 건 처음이라 셋 중에 한 곳에 가게 될 거라는 이상한 믿음이 있었다. 그러나 결과는 다 최종 탈락. 이미 입으로 후기를 다 털었지만 글로도 후기를 남겨놓으려 한다. 1,2,3으로 표기해서 최대한 정보는 안 남도록 써보겠다.
1. 여기는 내가 하고 싶은 직무랑 가장 일치하는 곳이었다. 그래서 면접 보기 전엔 1순위였던 곳이다. 그러나 면접 보고 후순위로 죽 밀림. 왜냐하면 면접 질문과 안타까운 시설 때문이었다. 직무 면접과 인성면접을 같이 봤다. 두 분이 들어오셨고 대표라는 한 분이 인성질문을 먼저 시작하셨다. 그러고 보니 1분 자기소개도 안 하고 들어갔다.
첫 질문이 가족구성이 어떻게 되냐는 질문을 들으면 어떨 거 같아?
두 번째 질문이 부모님 직업이면?
세 번째 질문이 MBTI면?
심지어 그 MBTI와 일치하는지를 묻는다. 차라리 인성검사를 하지 그래? 그러고 뭐 나머지는 성격 장단점, 갈등상황 경험 뭐 이런 평범한 질문을 하고 실무자로 보이는 사람이 실무에 대한 질문을 했다. 일대 이 면접인데 30분을 쳐내고 나니 기가 빠진다. 대답을 못한 건 없으니 상대방 판단에 맡기고 돌아왔다. 오랜만에 보는 면접이라 저번 면접보다 유난히 더 떨렸는데 남은 면접에 자신감이 붙는다.
2. 내가 원하는 직무랑 가장 떨어져 보였다. 그러나 가장 큰 규모에 면접비도 주는 곳이라 가자마자 체계가 느껴졌다. 삼대일 면접이었고 통근 방법을 아이스브레이킹처럼 한 후 1분 자기소개를 했다. 그리고 경력의 고용형태에 대해 물으셨다. 지금까지 이걸 궁금해한 곳은 없었는데 신기했다. 그러고 나서... 사실 질문 순서가 기억 안 난다. 그러나 내 이력서를 이미 꼼꼼히 본 느낌이었다. 이력서에 이미 나와있는 내용을 질문하려고 하면 다른 면접관이 그 질문을 받아냈다. 면접관의 태도가 너무 좋아 면접을 보면서 여기 오고 싶어 졌다. 그리고 업계나 회사에 대한 질문 없이 오로지 나에 대해서만 묻고 있어서 개인적으로 면접 난이도는 쉽게 느껴졌다. 면접 후반부에
"OO부서네."
하고 말씀하시고,
"다음 주 O요일에 발표가 갈 거고 연봉계약서랑 무슨 서류랑 다 갈 거니까 인사팀이랑 날짜 조정하시면 되고. 뭐 물론 뒤에 더 적합한 사람이 있으면 탈락할 수도 있겠지만"
이라는 말씀을 하셔서 된 건가 싶었다. 왜냐하면 내가 면접 스케줄의 마지막날 거의 마지막 사람이었으니까.
3. 원래 나는 면접시간보다 30분-1시간 일찍 가서 화장실도 갔다가 물도 마셨다 숨도 고르고 들어가는 편이다. 근데 여기 건물에 도착하니 엘베하나 있는 공간이라 오면 연락 달라는 연락처로 30분 전에 연락하게 되었다. 대기실로 안내해 주겠지 하는 마음으로. 그런데 온 사람이 명함을 주더니? 실험실을 소개하고 면접실로 들어간다. 어둡고 준비가 안된 회의실 같은 곳이다. 갑자기 파일 있으시죠? 해서 네? 했더니 아 없으면 말로 설명하면 되다며 카페로 가잔다. pt 면접을 보고 싶었으면 미리 써놔야지... 암튼 카페로 갔는데 전화받으러 나가고 나에 대해서 묻기보다는 자기네 설명을 더 길게 한다. 내 이력서도 안 들고 나오고 메모도 안 한다. 내가 질문을 하니 똥 마려운 강아지처럼 자리를 파한다. 시간을 보니 원래 내가 면접 보려는 시간이다. 이 시간에 바빠서 끝내자고 하면 안 되는 거 아닌가? 암튼 여기는 뽑고 싶은 사람이 정해져 있는 듯하다. 이럴 거면 뭐 하러 불렀지 싶다.
세 개가 다 떨어지고 나니 하나 면접 거절한 게 떠오른다. 심지어 3번이랑 날짜가 겹쳐 고사했다. 아까워라. 근데 그건 일자리가 아니고 연구인턴이라 이력서를 쓰면서도 고민 많이 했다. 서류 합격률이 높아질까, 공백기를 줄여볼까 하는 마음으로 지원했는데 만약 여기 출근하게 되면 마음이 느슨해져서 취업 시기만 늦어질까 고민하긴 했다.
이번 주에 또 하나 면접이 잡혔다. 내 이력이랑 직무가 fit하진 않은데 범위를 넓히고 넓히다 보니 넣은 곳이라 가서 뭐라고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면접 시간을 당일도 가능하다고 하는 거보니 심사숙고해서 나를 부른 것 같지도 않다. 떨어질 거 같고 준비하기도 애매한 회사라 면접준비하기가 더 어렵지만 그래도 나한테 온 기회를 다 까보려고 한다. 내가 생각한 일이 아니어도 붙으면 그게 내 일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