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광동에 사는 기린 님을 만나다.
나는 서울 용산구 보광동에 사는 어느 기린을 만났다.
그는 이태원의 한 자메이카 펍에서 서빙일을 한다고 한다.
그 긴 목을 가지고 어떻게 서빙 일을 하는지 몹시 궁금하였지만, 실례되는 질문일까 봐 굳이 묻지 않았다.
그는 겨우 발을 디딜 수 있는 옥탑방에서 살고 있었다.
그의 옥탑방은 그의 몸 하나 겨우 누일 정도의 크기밖에 되지 않았다.
나는 그에게 옥탑방에서 살만하냐고 물어보았다. 그는 보광동이 좋다고 한다.
“한강 너머로 보이는 수많은 불빛을 보면 고향의 밤하늘이 생각나”
과연 한강 따라 빛나는 불빛들은 아름다웠다.
그는 말을 끝내고선 담배를 한 모금 빨았다. 그의 담배 연기는 2m나 되는 목을 지나 폐로 향하였다.
“아직 젊잖아!”
라고 그는 담배 연기를 내뿜으며 말했다.
덩치 만큼이나 연기 또한 잔뜩 뿜어져 나왔다.
그가 담배 연기를 빨 때마다 담배가 붉게 타올랐다.
강 건너에서도 이 불빛이 보일까.
강 건너에서도 이 불빛이 별빛처럼 보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