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스텔라 영화 후기
군인 시절, 상병 휴가를 나와서 서울의 한 영화관에서 홀로 영화를 보았다. 얼마나 영화가 보고 싶었으면 휴가 중에도 혼자 영화관에 갔을까 싶다. 그때, 본 영화는 [위플래쉬]. 나는 이 영화에 큰 감명을 받아 ‘휴가 나와서 본 최고의 영화’의 타이틀을 주었다. 하지만 이 타이틀은 단 하루도 가질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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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본 영화는 이 글의 주인공인 [인터스텔라]. 하루만에 ‘휴가 나와서 본 최고의 영화’상의 주인공은 이 영화가 되었다. 포켓몬스터 챔피언 자리를 하루 만에 레드에게 빼앗긴 그린의 심정이 이랬을까.
이번에 넷플릭스에서 다시 [인터스텔라]를 보았다. 여전히 재미있는 영화이지만, 이해하기 힘든 부분도 있다. 예를 들어 쿠퍼와 브랜드 박사가 블랙홀을 앞두고 헤어질 때, 왜 쿠퍼는 브랜드 박사만 보내고 자신은 블랙홀로 들어가는 것인지 명확히 이해되지 않았다. 또, 지구에서 아빠 브랜드 박사와 머피가 중력방정식을 구하기 위해 애쓰는 이유가 무엇일까? 또한 시간은 역행할 수 없다고 하는데, 중력은 시간을 역행할 수 있는지 역시 혼란스러웠다.
놀란의 영화는 이해하기에 어려운 부분이 있다. 이는 아마도 감독이 영화에 담고 싶은 말이 많아, 설정을 축약하거나 생략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전작인 [인셉션]은 그나마 양반이고, [테넷]과 [오펜하이머]는 영화 보기 전에 공부가 필요할 정도다.
그래서 이 영화가 ‘짜치다’고 말할 수 있을까? 물론 아니다. 다만, 놀란은 다른 사람들이 장미로 사랑을 표현할 때, ‘상대성 이론’과 ‘중력’으로 사랑을 표현하는 감독이다. 그느 이과적 감성을 가진 로맨티스트이다.
어려운 소재, 그리고 우주라는 비현실적인 공간을 관객들에게 감동적으로 전달하기 위하여 놀란은 최대한 ‘현실’적으로 보여주려 하였다. 현실적으로 보여주려는 놀란의 집착에 관한 정보는 인터넷에서 꽤 유명하다. 허나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그 정도까지도 가지 않는다. 예를 들어, 쿠퍼가 우주선에 타고 지구를 벗어났을 때, 창문 너머로 지구가 빙글빙글 도는 장면을 보여준다. ‘천동설’을 떠올리게 하는 이 장면을 ‘굳이’보여준 이유는 놀란이 보기에 ‘신기해서’ 일태다. 또, 만 박사가 도킹에 실패하고 우주선이 폭발하는 장면에서는 음악이 멈추며 진공 상태에서 ‘폭발음’을 표현한다.
배우들의 연기에서도 디테일을 찾을 수 있다. 쿠퍼가 중력에 의해 몸이 고통스러워하거나, 브랜드 박사는 중력에 눌려 기절하는 장면등은 현실감을 극대화한다. 이런 부분들이 관객들이 인물에게 더 몰입할 수 있게 만든다.
토성 주변에서 동면에서 깬 로밀리 박사는 얇은 우주선 벽이 문제가 생기면 모두가 죽을 수도 있다는 불안을 토로한다. 이에 쿠퍼는 이렇게 말한다. ‘세계 최고의 요트 선수 중 수영 못하는 사람도 있다’고 말이다. 그리고 덧붙이낟. ‘우리는 탐험가야. 이건 우리의 배야’ 놀란이 이 영화에서 현실처럼 보여주려 노력한 덕에 우리는 그들을 가오갤 멤버들보다 더 용감한 탐험가로 느끼며, 그들의 불안, 안도, 슬픔, 기쁨을 함께 경험할 수 있다.
영화 초반, 사람들은 아폴로가 진짜로 달에 간 사실조차 조작하여 사람들이 더 이상 위를 바라보지 않고 지구만 바라보게 만드려한다. 허나 주인공 무리들은 계속해서 위를 바라보고, 결국 목표를 이룬다. 이를 통해 놀란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도 꽤나 감동이다.
다시 말하자면 그의 영화는 어렵다. 허나 머리로는 이해가 잘 안되더라도 가슴으로는 쉽게 이해할 수 있기에, 다들 이 영화를 좋아하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