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ᐟ 알바몬 EP.9 물류센터 피킹 알바

물류센터, 공장의 꽃이랄까?

by 옥찌

공장에 들어가면 가장 많이 시키는 일이 '단순작업'이다. 한 자리에 못 박은 듯 옴짝달싹 하지 못하고 같은 일을 하며 끝날 시간만을 기다리는 것. 하지만 물류센터에서는 나름 다양한 일을 경험할 수 있는데, 그중 가장 재미있었던 것은 '피킹 알바'였다. 이케아나 코스트코 등 창고형 매장에 방문하면 양 옆으로 높게 쌓인 가구 박스, 식료품 등을 볼 수 있는데 물류센터도 그렇게 물건들이 정리되어 있다. 구간마다 라벨로 표시가 되어있는데, 어떤 물건인 지 코드와 제품명 등이 적혀있어 찾는 게 굉장히 쉽다. 쉽게 말하면, 도서관을 떠올릴 수 있다. 내가 방문했던 물류센터는 그린 그린 한 이미지의 화장품 브랜드였는데, 지금은 점포가 많이 사라졌지만 그 당시까지는 소비자가 꽤 있었다.


물류센터에서는 인터넷으로 주문을 받으면, 택배 송장에 주문한 물건 목록이 적혀 나왔다. 나는 사람 몸통만 한 폭의 카트를 끌고 이 골목 저 골목을 돌며 운송장에 적힌 물건을 바구니에 담았다. 보통 10개의 운송장을 챙겨 미로에 들어갔고, 모두 채워 나오는 데 10분쯤 걸렸다. 마치 어머니가 심부름을 시켜 마트에 장 보러 온 기분이었다. 한 자리에서 일을 하면 굉장히 지루하고 발, 종아리가 퉁퉁 붓는데, 계속 걸어 다니며 다른 골목에 들어가니 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사람들이 이렇게 화장품을 많이 사는구나~ 새삼 놀라웠다. 전 날 들어온 운송장을 모두 처리하면 바구니에 담긴 화장품을 작은 박스에 포장하는 일을 했다. 피킹 업무가 끝난 게 아쉬울 정도로 재미있었다. 가내수공업 공방에 온 것처럼 둥그렇게 모여 앉아 가장 작은 택배박스를 접고, 포장된 물건을 담아 테이프로 봉인을 한 뒤 운송장을 붙였다.


간혹 한 손에 쏙 들어오는 화장품에 욕심이 나 주머니에 숨겨 가져 갔다느니, 걸려서 망신을 당했다느니 여러 소문이 무성했던 화장품 피킹 알바. 나는 혼자 일을 해서 그런 사람을 보진 못했지만 혹여나 그런 마음을 가지는 사람이 없길 바란다. 피킹 알바를 고민하는 사람이 있다면 나처럼'가벼운' 물건을 취급하는 곳을 추천한다. 심심치 않게 일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내 주변에는 의류 브랜드 피킹 알바도 자주 가던데, 옷을 꺼내고 담는 게 조금 체력 소비가 있다고 한다.

일반적인 공장 아르바이트가 무료하다면 가끔 피킹 알바를 지원하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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