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체능 입시, 생각보다 어렵다.

하나에 집중하면 될 줄 알았지..

by 옥찌

체육대학을 목표로 한 입시가 시작되었다. 함께 시작하자던 친구들은 생각이 바뀌었다며 학원을 등록하지 않았다. 그렇게 난 덩그러니 혼자 입시를 선택해 인생에 없던 운동을 시작했다. 학원은 5층짜리 건물 지하였다. 내려가는 계단 옆으로 선배들의 입시 결과가 붙어있었다. 나와 같은 학교를 졸업하고 어느 대학을 지원해 붙었는지 찾아보며 목표를 설정했다. 상담을 받을 때는 나의 운동 실력을 모르기 때문에 오직 '성적' 만을 가지고 갈 수 있는 학교와 학과를 둘러봤다. 이름을 대면 누구나 알만한 인 서울 4년제도 있었고 전혀 처음 들어보는 학교도 있었다. 앞으로 약 1년간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천차만별이라니, 역시 열심히 따라가야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엘리트 체육'이라 함은 한 가지 종목을 깊게 파고들어 그 종목의 선수가 되고, 각종 대회에 나가 수상경력을 쌓게 된다. 하지만 이 전의 글에서 말했다시피 '입시 체육'은 대학마다, 과마다 시험을 치르는 종목이 모두 다르다. 해서 만능 체육인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A대학교는 윗몸일으키기와 앉아 상체 앞으로 굽히기, B대학은 왕복 달리기와 높이 뛰기, C대학은 멀리 뛰기와 농구공 던지기 등 정말 천차만별의 시험이 입시생을 기다리고 있었다. 마치 내가 음악을 전공하려는데 피아노도 칠 줄 알아야 하고 트럼펫을 불며 꽹과리를 쳐야 한다는 느낌으로 다가왔다. 단순히 주 4회 운동을 나가 체력을 기르고 모두 같은 시험을 치르는 게 아니었다. 다행인 건 그나마 여러 종목 중에서 내가 잘하는 종목으로 구성된 대학을 부담 없이 써볼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희망을 품고 1년의 입시가 시작되었다.


학원에 다니는 첫 주에는 남들이 운동하는 걸 째려보며 분위기에 익숙해졌다. 학원에는 작은 탈의실이 있어 약 10분 전쯤 도착해 교복에서 운동복으로 갈아입었다. 체대 입시 학원에는 다양한 운동기구가 있었는데 대부분은 작은 소도구였다. 그중 '매일', 가장 먼저 하는 것은 바로 철봉이었다. 수업을 시작하기 전 미리 도착해 남자는 '턱걸이', 여자는 '매달리기'를 연습했다. 일 년에 한 번 학교 체력장에서나 했던 종목을 연습하다니, 이런 것도 시험을 보는구나 싶었다. 의자를 두고 올라가 철봉을 잡고 준비가 되면 의자를 박차고 몸을 허공에 띄웠다. 1초.. 2초... 3초... 그리고 60초 만점을 채우는 것 까지는 약 한 달이 걸렸다. 처음에는 세 명이 한 조가 되어 한 명이 무릎을 접어주고 뒤에서 또 다른 친구가 흔들리지 않게 멈춰 자세를 세팅해줬다. 자세가 익숙해지고 가는 팔, 어깨가 내 몸을 완전히 지탱하기 시작할 땐 '꾸준히 노력하면 된다.'라는 생각을 가졌다.


순진했던 내 생각과 달리 체대 입시는 단순히 '체육'을 잘한다고 좋은 대학에 갈 수 없다. 왜냐하면 좋은 능력을 가진 학생들로만 뽑다 보니 공부를 손 놓는 학생들이 대학에 진학하는 일이 벌어졌다. 대학에 입학은 잘했는데 교육과정을 잘 따라가지 못해 도태되거나 졸업한 뒤 전공을 살리지 않는 일도 부지기수였다. 해서 일부 대학에서는 '성적'을 함께 보기 시작했다. 그래 운동을 잘하는 건 알겠어, 근데 공부도 어느 정도는 따라올 수 있어야지.ᐟ라고 받아들여졌다. 특히 내가 전공했던 '스포츠의학'은 해부학과 물리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성적을 80% 비율로 봤다.


해서 내가 다녔던 체대 입시 학원 원장님은 학생들에게 독서실에 다니길 권유했다. 학원을 나오지 않는 날에는 독서실을 가거나 학교에서 야자를 하며 성적을 보충할 수 있도록, 성적이 되지 않으면 원하는 대학을 쓸 수 없다며 공부를 강조했다. 성적으로 어느 정도 대학을 고르고 실기를 치러 당/락이 결정되는 원리였으니까. 3/6/9 모의고사 성적표를 제출했고 수시/정시에 따라 입시 운동 커리큘럼이 조금 달랐다. 과연 옥찌는 입시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 두둥 탁.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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