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된 입시의 시작

친구 따라 강남 간 녀석.. 이 바로 나야 나..

by 옥찌

누구나 인생을 살며 '애증'을 느끼는 분야가 있을 것이다. 나는 '체육'에 복잡한 감정을 느낀다. 지금 나는 퍼스널 트레이너로 일하고 있다. 그래, 누구나 쉽게 떠올릴 수 있는 그 '헬스장 트레이너'. 요즘은 전공을 살려 일하는 것이 어렵다고 한다. 내가 꿈꾸는 이상과 현실이 맞지 않거나, 2년 혹은 4년을 배운 학문이 실제적으로는 적용할 수 없을 때. 또는 내가 바라는 금액의 연봉을 받지 못하는 등 다양한 이유로 전공을 포기한다. 당신은 어떤가? 꿈꿔온 일, 계획한 일들을 하고 있는 가?


나는 학창 시절 끈기가 없는 아이였다. 어머니는 내가 어떤 재능을 가졌을지 모르니 다양하게 시도할 수 있게 지원해주셨다. 방과 후 프로그램인 컴퓨터 활용과 중국어, 바이올린과 피아노 등 학업보다는 예체능 경험이 많다.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인사이트를 가지길 바라셨던 걸까? 남들은 흔히 다닌다는 보습학원 보다 피아노를 더 오래 쳤고 그나마 영어회화 학원을 하나 다녔다. 초등학생의 옥찌는 연습장에 사과를 두 개씩 칠하며 요령을 피웠지만 피아니스트가 될 수 있을 거라 막연한 상상을 했다. 중학교에 들어가 C.A로 제과제빵을 배울 땐 파티쉐도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공부에 취미가 없었던 건지 마냥 놀기만 하고 그 어떤 것도 깊이 파헤치지 못한 채 친구들과의 시간을 중요하게 여겼다. 애매한 성적으로 고등학교 입학을 앞두었을 땐, 실업계에 가서 성적을 잘 받을지 인문계에 가서 면학 분위기를 느낄지 고민하다 부모님의 만류로 인문계에 진학하게 되었다. '모의고사'와 '수능'이라는 제도를 파악한 뒤에는 더더욱 학생 신분을 망각하고 놀았다. 남들은 대학을 가기 위해 내신을 챙기고 매 시험을 준비하는데, 단 한 번의 수능시험을 잘 치르면 된다는 시각을 가지고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 설렁설렁 놀았다.(다시 생각해도 이 녀석 무슨 자신감인지..)


그렇게 어영부영, 나 이거 하나 잘한다!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는 분야 하나 없이 시간을 보냈다. 인생에 어쩌면 가장 중요한 시기라는 고3이 왔을 땐, 정말 더 이상 내 인생을 미룰 수 없었다. 나는 앞으로 무슨 일로 돈을 벌어먹고살 수 있을까? 내가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고민을 하던 찰나 친구들 사이에서 '체육대학 입시'가 새 바람을 일으켰다. 그 당시 주변 친구들은 일반 대학을 준비했다. 반에서 고작 2~3명이 미술, 음악 등 예체능 입시를 하기 시작했는데, 내가 미술이나 음악을 시작하기엔 늦어도 한참 늦었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피아노를 오래 쳤지만 두각을 나타내지 않아 취미로 남겼으니, 전혀 생각을 하지 않다가 '체육'에 솔깃. 눈이 커졌다.


'체육입시'란 일반적으로 1년, 정말 빨리 시작해도 1년 반을 준비해 대학을 간다. 뚜렷한 종목에 몰두하는 '엘리트 선수'가 아닌 일반 체육학과는 학교마다 준비하는 실기가 따로 있어 대회 수상경력이나 출신이 중요하지 않았다. 학교 성적을 높게 보는 학교가 있는 반면 실기 점수를 더 중요시하는 학교가 있어 내 실력과 성적에 맞게 갈 수 있는 대학 폭이 넓었다. 사실 이런 정보보다는 '체육'을 전공한다는 사실이 멋져 보였다. 정말 그 이유가 다였다. 친구들이 농담 삼아 '체대 입시' 상담을 받으러 가겠다는 말을 진심으로 알아듣고 혼자 찾아갔다. 이왕 다닐 거면 친구들과 비슷한 시기에 다니려고 부모님을 설득해 학원을 등록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도전.ᐟ 알바몬 EP.10 국제 마라톤 경기 스태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