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 부족과 의지박약 사이 그 어딘가

나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by 옥찌

체육대학 입시를 시작하고 몇 달간 배움과 복습의 연속이었다. 낯설었던 단체 훈련은 일상이 되었고 어느덧 친구들은 하나 둘, 대학 원서접수를 시작했다. 나는 늘어나지 않는 내 실력에 답답해하고 있을 때, 원장 선생님은 진지하게 '포기'를 제안하셨다. 세상엔 노력으로 따라갈 수 없는 재능이 있다는 것. 이 길은 나의 길이 아니라는 것을 체감하고 있었기에 포기 선언을 했다. 그땐 몇 달에 걸친 입시를 포기하는 것이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지금도 내가 못하는 것보다 잘하는 것에 집중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지만, 어쩌면 더 이상 노력할 의지가 없었던 게 더 크지 않았나 싶다.


'남들만큼 하는데 왜 난 안될까?'라는 생각은 남들만큼 재능이 있어야 할 수 있는 말이었고, 나는 재능 있는 아이들을 따라가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하지만 나는 남과 비교하며 재능을 주지 않은 신의 탓을 했다. 신을 믿지도 않으면서 나를 탓하기 싫어 신의 탓을 했던 그때의 나. 남과 비교하면 할수록 더 노력하기 싫어지는 것 같다. 노력이라는 것은 수치화할 수 없고 개개인마다 기준이 다르다. 하지만 입시 결과는 오로지 수치로 증명해야 하고 과정은 중요하지 않았다. 남들이 얼마나 노력하는지 보이지 않고, 내가 노력하는 것이 그대로 드러나지 않으니까. 끝이 보이지 않는 노력은 결국 사람을 지치게 만든다.

순전히 내가 하고 싶어서 한 일이 아니라 멋져보여서 시작한 일. 남의 의견을 좇았던 나는 지속할 열정이 없었다.


다시 돌아간다면 나는 어떤 선택을 할까? 포기하지 않았다면 노력을 했을까, 입시를 시작하지 않았더라면 어땠을 까. 의미 없는 상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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