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품에 쏙- 들어오는 강아지, 그것은 한때 나의 로망이었다.
흰둥이가 무럭무럭 자라 몸무게가 두 자릿수에 육박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나의 흰둥이는 정말 잘~ 컸다.
예상보다 많이 컸지만, 여전히 예뻤고, 품에 쏙 안을 만큼 앙증맞지 않아도 귀엽다.
흰둥이는 사람들의 대화 소리, 즉 말을 듣는 걸 좋아한다.
말도 잘 알아듣고 알 수 없는 내용이라도 눈을 맞추고 가만히 듣고 있는다.
놀거나 까불 땐 엄청난 에너지의 개구쟁이지만 이럴 때 보면 침착하고 진득한 면이 있다.
왜.. 왜 또 뭐 하려고요?
그런 진득함과 참을성이 진가를 발휘할 때가 있다.
바로 이럴때...
야- 야!
누나야-아!!!
미안 흰둥아.
근데 너 정말 예쁘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배 아파---
나 때문에 참는 건지 아니면 자기도 나름 즐기고 있는 건지 모르겠지만 흰둥이는 늘 얌전히 참아준다.
그 시간이 흰둥이에겐 지루한 인내의 시간이겠지만 나는 웃음을 멈출 수가 없다.
쉽게 멈출 수 없는 건 미안하게도 웃음뿐이 아니다.
그때마다 하도 웃어서 내 배꼽은 빠질 듯 아프지만, 이 재미있는 놀이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오늘도 또 시작이군.
그래 웃어요, 누나.
오래오래~ 우리 배꼽 빠지게 웃어요.
그렇지만 길면 안 돼요.
나 물지도 몰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