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이 끝나고, 배움이 시작되다.

《나는 학교로 출근합니다》 Ep.6

by 유진

"기다림이 끝났다고 생각한 순간,

진짜 여정이 시작되었다."


5월 30일.

그날은 내가 도서관 문을 연 지 60번째 되는 날이었다.

누구에게는 평범한 하루였겠지만

내게는 오래 기다려온 변화가 시작되는 날이었다.

도서관에 사서 선생님이 오신다는 소식을 듣고

전날부터 마음이 두근거렸다.


책사랑어머니회 회장으로서,

도서관을 홀로 지켜온 봉사자로서,

나는 매일 혼자 도서관 문을 열고 닫았다.


처음엔 봉사였다.
그다음은 책임이 되었고,
이제는 마음 깊이 품은 ‘소명’처럼 느껴지던 시간이 이어졌다.
그리고 마침내, 그토록 기다리던 진짜 사서 선생님이 도착하셨다.

나는 속으로 안도했다.
‘이제는 조금 쉬어도 되겠구나.’
‘이제 도서관 일을 나눌 수 있겠구나.’
‘이제 나도 내 자리로 돌아갈 수 있겠지.’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사서 선생님이 오시고 나서
내 하루는 더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선생님은 내게 말했다.

> "회장님, 사서 공부 준비 중이시면 저도 도서관 봉사로 시작했어요.

제가 많이 가르쳐드릴게요. 그러니 많이 해보세요.

이 경험, 나중에 분명 큰 도움이 될 거예요."

그 말을 들은 순간,

나는 오히려 마음속 깊이 뭔가가 움직였다.


‘이제 끝났다’가 아니라

‘이제 진짜 시작이구나’

하는 확신이 스며들었다.


나는 머뭇거리지 않기로 했다.
이미 도서관이, 책이, 아이들의 웃음이
내 삶의 중심이 되어 있었으니까.
그날부터 나는 다시 출근하듯 도서관으로 향했다.


하나라도 더 배우기 위해 하나라도 놓치지 않기 위해 책 분류표를 다시 읽고, 신간 등록법을 메모하며, 사서 선생님 옆에서 하루하루를 ‘연습’처럼 살아냈다.

아이들이 빌려 간 책을 기억하고,
누가 어떤 책을 좋아하는지 파악하고,
아이의 얼굴을 떠올리며 추천 도서를 고민하는 나를 보며 나는 마음속으로 고백했다.

"나는 점점, 그렇게 사서가 되어가고 있다."
어느 날 사서 선생님이 조용히 말씀하셨다.

> "회장님, 진짜 사서처럼 일하시네요."


그 순간, 나는 말없이 웃었다.
마음 한편이 따뜻하게 울컥했다.

누구도 내게 ‘직함’을 준 적 없지만

나는 도서관에서 나만의 이름과 존재감을 만들어가고 있었다.


명함은 없었지만, 직책은 없었지만,
나는 분명히 도서관의 '한 사람'으로 존재하고 있었다.

기다림이 끝났다고 해서 모든 것이 쉬워진 건 아니었지만, 나는 더 많이 배우고, 더 깊이 느끼고 있었다.
그리고 그만큼, 내가 되고 싶은 나에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었다.



♡ 작가의 말 ♡

기다림이 끝났다고 여긴 순간,

나는 더 깊은 배움의 길로 들어섰다.


힘들지만 즐겁고,

고단하지만 뿌듯한 하루들이

나를 조금씩 성장하게 만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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