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을 스치는 차가운 바람에
아직도 멀리 있는 줄 알았더니
어느새 봄이 내 옆에 와 자리를 잡았다
겨우내 움츠렸던 마른 가지에 분주히 물을 올리고
아기 손 같이 작고 고운 이파리들에
초록옷을 입혀 서둘러 나가라 재촉을 한다.
봄이 성큼 내 옆으로 와 자리를 잡는다.
금방 웃음이 터질듯한 하얀 얼굴로
지금 도착했다며 인사를 건넨다.
까르르까르르 하얀 웃음이 툭하고 터진다.
그 웃음이 싱그러워 마음 가득 봄을 담아본다.
익숙해서 반갑고 낯설어서 설레는 봄이 왔다.
오늘 만난 봄이
작년의 그것과는 또 달라서
발길을 돌릴 수가 없다.
마음에 살랑 향기가 스민다.
쿵쿵 소리를 내며 반갑게 봄이 왔다.
금방이라도 떠날 것만 같은 봄이 스친다.
깊이 담아두지 않으면 영영 놓쳐버릴 것 같아 가만히 그 발자국을 따라 걷는다.
올해도 나는 반가운 봄을 만났다.
짧아서 아쉬운 봄을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