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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칠이 일상꽁트 Apr 12. 2017

봄이 스친다. 발자국이 찍힌다.

볼을 스치는 차가운 바람에

아직도 멀리 있는 줄 알았더니

어느새 봄이 내 옆에 와 자리를 잡았다

겨우내 움츠렸던 마른 가지에 분주히 물을 올리고

아기 손 같이 작고 고운 이파리들에

초록옷을 입혀 서둘러 나가라 재촉을 한다.

봄이 성큼 내 옆으로 와 자리를 잡는다.

금방 웃음이 터질듯한 하얀 얼굴로

지금 도착했다며 인사를 건넨다.

까르르까르르 하얀 웃음이 툭하고 터진다.

그 웃음이 싱그러워 마음 가득 봄을 담아본다.

익숙해서 반갑고 낯설어서 설레는 봄이 왔다.

오늘 만난 봄이

작년의 그것과는 또 달라

발길을 돌릴 수가 없다.


마음에 살랑 향기가 스민다.

쿵쿵 소리를 내 반갑게 봄이 왔다.

금방이라도 떠날 것만 같은 봄이 스친다.

깊이 담아두지 않으면 영영 놓쳐버릴 것 같아 가만히 그 발자국을 따라 걷는다.


올해도 나는 반가운 봄을 만났다.

짧아서 아쉬운 봄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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