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바타>의 주인공 제이크 셜리(이하 제이크)는
판도라 행성의 나비족에 침투하여 이주를 돕는 임무를 맡습니다.
힘과 폭력에 의한 외교보다 대화와 공존을 통해 자연스러운 이주를 도모하죠.
하지만 아바타로 임무를 맡는 과정에서 제이크는
현실의 나와 아바타의 삶에서 정체성 혼란의 겪습니다.
현실의 제이크는 두 다리를 잃고 휠체어에 앉아있는 초라한 전역 군인입니다.
반면, 아바타의 그는 나비족의 일원으로 판도라를 누비는 영웅의 모습이죠.
두 삶의 괴리가 커질수록, 그는 점점 동화되어 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그리고 마침내 제이크는 나비족의 편에 서며,
현실의 나를 내려놓고 아바타의 나로 살아가기를 선택합니다.
현재 저는 어느 부분에서 제이크와 닮아 있습니다.
현실은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살아가는 한 아이의 아빠이자, 한 아내의 남편입니다.
동시에 글을 쓰는 삶을 살고 있기도 합니다.
하루 중 회사에서 보내는 시간은 여전히 많지만,
틈틈이 SNS에서 보내는 시간도 눈에 띄게 늘어났습니다.
이제는 사회에서 만나는 동료나, 선후배보다 글로 연결된 친구들과 소통하는 시간이 더 많아졌으니까요.
얼마 전 북 콘서트를 가고, 결이 맞는 이웃들과 뒤풀이 시간을 보냈습니다.
다음 날에 장인어른 생신을 맞아 공저한 책을 선물로 드렸습니다.
이런 순간들이 쌓이면서 나의 무게중심도 조금씩 이동하고 있음을 느낍니다.
지금의 나는 마치 흔들리는 나침반과 같습니다.
어딘가로 가야 할지 끊임없이 방향을 찾고 있기 때문입니다.
비록 흔들리는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현실의 나와 글을 쓰는 나가 공존하는 방법을 꿈꾸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어느 한쪽을 버려야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는 믿지 않기 때문입니다.
두 삶이 부딪히며 생기는 마찰 속에서 오히려 나만의 속도와 방향이 만들어진다고 생각합니다.
흔들림은 방황이 아니라, 균형을 찾아가는 과정일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