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주말마다 클라이밍 학원에 다닙니다.
활동량이 많지 않고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 궁여지책으로 아내가 선택한 운동입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어느덧 1년 반이 지났습니다.
처음에는 자주 떨어지고 넘어지더니, 지금은 제법 능숙하게 인공 암벽을 오르더군요.
겉으로 보기엔 쉬워 보여도 온몸으로 체중을 버텨야 하니 생각보다 체력 소모가 큽니다.
한 시간 남짓만 해도 기진맥진해질 정도니까요.
그런 꾸준함 덕분에 작년에는 부천의 한 암벽장을 오를 수 있었고,
지난 토요일에는 학원에서 주최한 볼더링 파티에도 참여했습니다.
아이가 클라이밍을 시작한 지 1년쯤 되었을 무렵, 아내에게 물었습니다.
“클라이밍은 언제까지 해볼 거야?
아직도 재미있대?”
아내 말로는 아직 싫지 않다고 했답니다.
해볼 만하다고 하니 굳이 그만둘 이유도 없다고요.
처음엔 힘들었지만, 한 주 한 주 반복할수록 재미가 붙어가는 모습이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며 문득, 제가 어릴 적 야구나 농구를 하며 느꼈던 감정이 떠올랐습니다.
계속할수록 모르는 걸 하나씩 알게 되고, 그 과정 자체가 즐거워지던 순간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우리는 흔히 꾸준함을 ‘매일 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길게 보면, 일주일에 한 번씩 이어온 시간도 분명 꾸준함의 일부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꾸준함은 매일 열심히 하는 것이 아닙니다.
각자가 정한 루틴을 잊지 않고, 정해진 시간에 약속처럼 이어가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적은 양일지라도 계속하거나, 잠시 멈췄더라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힘 말이죠.
저 역시 주말이 되면 아침 루틴을 조금 뒤로 미루고, 주말의 여유를 선택합니다.
주말마저 평일처럼 보낸다면, 그것 또한 스트레스가 될 테니까요.
태수 작가의 <어른의 행복은 조용하다>에서 꾸준함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미련해서 꾸준한 게 아니라 흔들리지 않아서 꾸준할 수 있다. 무언가를 남겨야 해서 열심히 사는 것이 아니라 삶을 낭비하고 싶지 않기에 열심히 산다. 그렇기에 꾸준함이란 미련함이 아닌 단단함이다. 요란한 세상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내 삶을 사는 튼튼한 태도다."
꾸준함이란 매번 최선을 다하는 일이 아니라,
잠시 멈추더라도 다시 하겠다는 태도를 오래 지켜가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아이가 매주 암벽을 오르듯, 우리 역시 각자의 삶의 자리로 돌아오는 연습을 반복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결국 꾸준함은 특별한 결심이 아니라,
그 자리를 쉽게 포기하지 않는 마음에서 비롯되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것이 꾸준함이 우리에게 남긴 선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