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황이 준 선물

by MOAI


때는 20여 년 전 대학생


시절로 돌아갑니다.



역사 전공에 중국학을


복수 전공을 선택하면서



한 학기는 자매결연한


북경에 어느 한 대학에서


공부를 할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공부도 하면서 학점을


이수를 할 수 있는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그 학과에도


2년 정도 친분을 쌓아서


좋아하는 선배와 같이 가게 되는 영광을


누렸죠.








그러던 어느 날,


선배와 엉뚱한 계획을 세웁니다.



단둘이서 스스로의 힘으로


천안문과 자금성을 다녀오겠다고


모두에게 공언한 것이죠.


(아마 학교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1시간가량 소요된 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



지하철을 탔다가


지도를 펼쳐 걸어가고, 안되면


지나가는 사람에게 물어보기까지


2시간여 만에 천안문에 도착합니다.


(무려 30분은 반대로 가서 다시 되돌아


오는 우스꽝스러운 시간도 있었지만)



아쉽게도 자금성 내부는


공사 중이라 다음을


기약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선배와 나는


소중한 시간을 남기기 위해


천안문과 그 앞 광장에서


신나게 인증 사진을


찍었던 기억이 남습니다.


(빌려온 비싼 디카로 찰칵)


64fdb37649bd40eb20bc1b1475f4b85e.jpg?type=w773 그 당시 사진은 어디 있는지 찾지 못해, 핀터레스트 사진으로 대신합니다.



그때 선배와 대화를 나누며,


느낀 점이 있습니다.



먼저, 갈까 말까 고민이 되면


가는 것이 좋다가 증명되었습니다.



가기 전에는 무엇을 타고 가지,


어떻게 물어봐야 하지 고민이


한가득이었습니다.



그러나 출발하는 순간,


고민하는 걱정은 어디로 사라졌는지


어떻게 저렇게 도착하게 되더군요.



결국 다녀오면 좋은 경험으로 남습니다.



그리고 방황하는 만큼


내 머릿속에 지도가 형성됩니다.



가기 전까지 전혀 알 수 없는 장소입니다.



한 번이었지만, 다녀온 뒤에는


어떤 식당이 있고, 어떻게 가면


빠르게 갈 수 있는지


신기하게도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가 됩니다.



보고 듣고 말하면서 장기기억으로


남습니다.







<열두 발자국>에서 정재승 교수는


자주 방황할 것을 권합니다.



유치원생의 마음으로 여기저기


호기심을 갖고 보거나 다니면


자신만의 지도를 형성된다고 말이죠.



20여 년이 지나,


천안문에 다녀온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도


당시 실패를 무릅쓰고 다녀왔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무언가 머뭇거리고 있다면,


그냥 가거나 해보세요.



주저했던 마음이 오히려


사치처럼 느껴질 겁니다.



엉성해도 좋습니다.


세상 일이란, 모두 그렇게


시작하니까요.







"나는 나 자신의 길을 찾고 싶었다.


그래서 때로는 멀리 돌아갔고,


때로는 외로웠으며,


때로는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된 것 같았다.


그러나 그 모든 방황이 결국 나를


나에게 데려다주었다."




<헤르만 헤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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