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느낀 몰입의 순간

by MOAI


"나는 한 권의 책을 책꽂이에서 뽑아 읽었다.


그리고, 그 책을 꽂아 놓았다.


그러나 나는 이미 조금 전의 내가 아니다."


<앙드레 지드>



지난주


아들은 중학교 입학하고


첫 중간고사 시험을 치렀습니다.


초등학교 시절,


다니던 학교가 혁신학교로 지정되어


과목별 자체 평가가 전부였어요.


처음이다 보니 계획을


어떻게 세워야 할지


짧게 언질만 해주었습니다.


"시험은 총 몇 과목 보니?"


"3일 동안 7과목이야."


"그럼 일주일 남았으니



하루에 하나씩 공부한다고 생각해야겠네."




문제는 학습환경이었습니다.

거실에 소파를 없애고


테이블을 놓고 거실 구조를 바꿨지만,

집에 있으면 유혹하는 것들이


요소요소에 있다는 게 걸림돌입니다.


텔레비전, 거실에 놓인 컴퓨터,


스마트폰을 언제든 할 수 있다는 것이


방해요소였죠.


단순히 하지 말라는 말은 쉽지만


반발심도 생겨 통제하는데


어려움이 따릅니다.

이런 걸 모르지 않은


아내가 제안을 하더군요.

"도서관"으로 가자고 말이죠.


이렇게 가족 모두는


모처럼 도서관을 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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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 도서관은


차로 10여 분 거리에 있는 곳으로,


몇 년 전 새로 개관한 건물입니다.


깔끔하고 쾌적해서 공부하거나


책을 읽기에도 좋습니다.


도착해 2층을 올라갔습니다.


책을 둘러싼 공간에


이미 여러 사람들이 책상에 앉아서


무언가에 열중한 모습을


볼 수 있었어요.

아니나 다를까 바로


아들도 자리를 잡고 앉더니


바로 책을 꺼내


공부를 시작하였습니다.


그렇게 약 3시간을 집중적으로


책을 읽으며 밑줄도 긋고 필기를 하더군요.


드래곤 볼의


"정신과 시간의 방" 만큼은 아니더라도


아마 여기서 3시간은


집에서 하루와 맞먹을 거라


생각이 들었습니다.


집에서 긴 시간 집중하는 모습을


한동안 볼 수 없었거든요.


SE-da18675a-11ee-4756-bae7-88b9f0bd2a15.jpg?type=w773 드래곤볼, "정신과 시간의 방" 여기서 하루는 실제 하루의 1년이다.


옛 중학생 시절이 떠올랐습니다.


놀기도 바쁜 시절,


친구와 도서관에 갔던 첫 분위기에


압도당한 적이 있습니다.


(자그마한 소리에도 눈치를 주던


어른들의 모습도 떠오르네요.)


들리는 건 적는 소리, 책 넘기는 소리


숨소리가 전부였으니까요.


모두 다 열심히 하는 상황과 환경이


"나도 이렇게 집중력을 높일 수 있구나"를


알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아들이 단발성이어도 괜찮습니다.


몇 시간 의자에 앉아 자신의 엉덩이 힘을


느끼는 것처럼 좋은 경험은 없을 테니까요.


마이크로소프트의


전 CEO 빌 게이츠는 말했습니다.

"오늘의 나를 있게 한 것은


우리 마을 도서관이었다.


하버드 졸업장보다


소중한 것은 독서하는 습관이다."


어떠한 습관이든


조금씩 모여 자신을 만들어 갑니다.


그리고 몰입한 시간만큼


자신을 만들어가는 데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라 의심치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