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집

by MOAI


중고등학교 때


나를 포함해 여러 친구들이


문제집 뒤에 붙어 있는


해설집을 따로 잘라 공부했던 적이 있었다.



정답을 안 보고 풀겠다는 의지도 있지만


해설집을 더 가까이 두고야 말겠다는


수작도 이면에 숨겨져 있었다.



그러나 그렇게 가까이 둔 순간부터


무늬만 문제집이었지


더 이상 그 기능은 상실하고 말았다.



그렇게 답을 맞혀봤자


기억에 오래 남을 일은 없고,


정해준 답에 끼워 맞출 뿐이니


어디에 쓸 곳도 많지 않다.



"인생은 정답지가 없는


문제집과 같다고 했다."

(김연수, 청춘의 문장들)


정답지가 없는 문제를 풀거나


무엇을 알아보기 전에


먼저 해야 할 것은 검색이 아니라


내 생각이 어떤지 사색하고 정리해 보는 일이다.



삶에서 두려워할 것은


정답 찾기가 아니라


말라있는 자신의 생각이다.


생각한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