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나방애벌레
참회를 참외로 쓸 뻔. 어제 텃밭에서 딴 참외를 먹던 생각이 갑자기 떠오른 탓이지. (이런 식으로 스텝이 꼬여 오자가 많이 발생한다. 냉장고를 열었는데 왜 열었는지 까마득한 상황을 마주치는 것은 예사고... 나이 먹는 증상이지 뭐.)
뿌리지도 심지도 않았던 참외가 싹을 틔우고 열매를 맺었다. 아내는 대충 물에 헹구어 참외 겉을 쓰다듬어 보더니 까칠한 결감이 옛날 할머니댁 참외와 같다느니. 그걸 냇물에 들고 가서 씻어 먹었다느니~~ 했다. 거름도 없이 자라 크기는 아담하고 때깔은 빈곤했다. 둘이서 껍질채 한 잎씩 덥석 깨물어 먹으니 더는 먹을 것이 없었다. 맛은 마트용 참외보다는 덜 달고 담백 아삭했다. 남은 하나는 참외인지 낑깡인지 노랑 탁구공인지.... 아무튼 '살생중죄금일참외'같은 기분의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