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슈바이처께서 그랬다. "인생이 즐거운 이유는 고양이와 음악이 있어서다"라고 그 즐거움을 일부 공유한다고 생각하니 한순간이지만 인생 조금은 즐거운 듯. 내 집의 고양이 두 마리 사이가 썩 좋지 않다. 음악을 자주 들려줘서 정서를 고양 켜줘야 할지 그래서 교양있는 고양이로 개조해야 하나 고민 중이다. 둘 사이가 모자간인데 어미 되는 쪽이 아들을 일방으로 구박한다. 한 때 고양이 언어번역 앱이 유행한 적 있는데 그때 생각했었다. 고양이와 인간이 언어 장벽을 넘어선다면 어찌 될까? 하니 "인생이 개고생인 이유는 고양이와 마누라가 있어서다." 쯤 될까 했다. 말이 통한다고 꼭 소통이 보증되는 것도 아니지. 마주 보고서도 서로 딴소릴 지껄이는 것이 사람 생의 흔한 단면인데. 고양이놈 제 눈을 내 눈에 맞출 때 녀석은 무슨 생각을 할까 궁금해지지도 한다. 우리는 그렇게 소통하고 있는지 모르는데 괜한 욕심으로 화를 부를 필요 뭐람…. 했다. 고양이를 물끄러미 보고 있으면 써본 적도 없는 詩를 쓰고 싶어진다.
2. 수평으로 호흡하기
호흡이 가빠지면 누워야 한다. 앉아 있으면 더 숨이 찬다. 눕는 것 말고 뭘 더하겠다고 눕는 것이 최상. 직립 이전의 본능을 회복하고 수평의 자세로 돌아가 시원의 그때를 상상하며 숨을 고르는 것이 高手(고수). 물속에서 수평으로 서 있는 물고기. 참붕어의 아가미가 되는 것. 臥佛(와불)의 호흡은 깊은 물 속의 水平이다.
3. 책장
[아프리카의 성자 슈바이처]가 수직으로 서있다. [고양이 단편 만화]가 수평으로 누워있다. [신현준의 월드뮤직]이 수직의 슈바이처에게 사선으로 기대어 서있다. 북엔드 대신 가져다 놓았던 주먹만한 차돌멩이가 사라졌다.
4. 高手(고수)의 경지에 오른 아내가 붕어빵을 먹고 싶다고 칭얼거린다. 수평의 臥佛(와불)모드로 자빠져 드라마로 호흡중이시다.
잡념을 두들기니 잡글이 튀겨져나오고 내 생의 한 때 가벼운 즐거움이 되기도 해... 모두들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