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 완료, 작별이 남긴 묘한 여운

by 모아키키 정세복


방금 당근으로 중고거래 두 건을 하고 왔습니다.


한때는 나에게 꼭 필요해서 곁에 두었지만, 이제는 쓰임이 다한 물건들입니다. 그것들이 제값을 치른 새로운 주인을 찾아 떠나갔습니다.



중고거래의 미학은 깔끔함에 있습니다.


물건을 건네고, 입금을 확인하고, 서로 가벼운 인사를 나누면 끝입니다.


제품에 특별한 하자만 없다면 거래 완료 후에 다시 연락할 일도, 서로의 일상에 관여할 일도 없습니다. 물건을 매개로 잠시 스쳤던 인연은 그렇게 마침표를 찍습니다.



물건을 보내고 돌아오는 길, 계좌에 이체받은 돈을 보면 기분이 참 묘합니다.


물건은 사라졌지만 그 가치는 숫자가 되어 내 손에 남았습니다.


이제 이 돈은 내 방 어딘가에서 잠자던 물건의 자리를 대신해, 또 다른 '새로운 쓰임'을 위해 대기하게 됩니다.


비워진 자리에 무엇을 채울지, 이 자본을 어디에 다시 흐르게 할지 고민하는 이행기적인 시간이 시작된 셈입니다.



누구에게나 물건의 유통기한은 있습니다.


나에게서 수명을 다한 물건이 타인의 일상에서 다시 생명력을 얻는 과정은 일종의 순환입니다.


깔끔한 작별 뒤에 남은 이 묘한 기분은, 아마도 비움과 채움 사이에서 느껴지는 신선한 해방감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자, 이제 남은 돈으로 다음 새로운 쓰임을 준비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