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번째 오코노미야끼

색다른 일식

by 모알라



나는 오코노미야끼를 지금까지 총 두 번 먹어봤다. 한 번은 지인이 직접 집에서 만들어줬고 다른 한 번은 한국에서 한국인이 운영하는 오코노미야끼 전문점을 방문했을 때다. 두 번 다 인상 깊은 맛은 아니었다. 부침가루와 내용물의 비율이 알맞지 않았었는지 밀가루 맛이 많이 났고 느끼하기만 했다. 나는 그때, 느끼한 부침개에 왜 마요네즈까지 더해서 더 느끼하게 먹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어느 날 J의 추천으로 런던에 있는 오코노미야끼 전문점을 방문하게 되었다. 맛있었다는 평을 듣고 나는 또 한번 도전하기로 했다. 위치를 확인해보니 우리 사무실에서 10분가량 떨어져 있었다. 바로 Abeno 2호점이었다. 정확한 위치는 17-18 Great Newport Street, London, WC2H 7JE. 참고로 1호점은 대영박물관 근처에 위치해 있다. 나와 J는 6시 이전에 도착했고 이미 두 팀이 앉아 있었다. 일본인 스태프가 우리들의 자리를 안내했다.






우리는 바 테이블에 자리 안내를 받았고 스태프가 갑자기 의자 뚜껑을 열더니 가방과 코트를 수납하라고 했다. 나무 프레임으로 만들어진 의자의 수납공간은 꽤 깊었다. 코트와 가방과 카메라 가방을 수납해도 남을 만큼. 항상 옷과 가방을 의자 모서리에 걸어두거나 바닥에 내려놓아서 불안했는데 이 곳에선 그런 걱정이 없었다.






메뉴를 펼쳐보니 오코노미야끼 종류는 굉장히 많았다. 어떤 맛을 먹을지 조금 고민하다가 입맛이 비슷한 우리는 각자 제일 먹고 싶은 것을 하나씩 주문하기로 했다. 사이즈는 Regular와 Large로 나눠져 있다. 다른 테이블이 시킨 오코노미야끼 사이즈를 보니 대략 30cm 정도였다. 우리는 분명 Large일거라 추측하고 Regular를 하나씩 주문했다.




입구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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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테이블마다 철판이 구비되어 있었고 일본풍의 도자기 그릇도 세팅되어 있었다.






바 테이블은 'ㄷ'자로 되어 있어 손님들이 둘러앉는 형태다. 손님들이 오코노미야끼를 주문하면 직원이 직접 철판 앞에서 만들어준다. 앞에서 직접 요리해주는 것은 영국에서 생소하기 때문에 고객 만족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후 6시가 조금 넘으니까 사람들이 몰려들면서 빈자리들은 빠른 속도로 채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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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코노미야끼가 느끼할 것으로 예상된 나는 꼭 김치가 들어갔으면 하는 바람으로 Spicy Naniwa (돼지고기/김치)를 시켰고 해물을 좋아하는 J는 Tokyo Mix (돼지고기/오징어/새우)를 주문했다. 시간이 조금 지나니 한 명의 직원이 우리 앞으로 다가왔고, 그녀는 내용물들을 골고루 정성스레 섞으며 그릇에서 싹싹 긁어낸 오코노미야끼 반죽을 철판에 조심스레 펼쳤다.




Spicy Naniwa



Regular 사이즈는 생각보다 너무 작아서 나는 잠시 어리둥절했다. 15cm밖에 안 되는 둘레의 오코노미야끼는 거의 애피타이저용으로 보였고 이게 또한 £13 (약 22,000원) 가까이했다는 것에 기가 찼다. 아마 직접 앞에서 만들어주는 서비스가 포함되어 있어서 비쌌던 것 같다.






각 테이블마다 일본 마요네즈와 오타후쿠 오코노미야끼 소스 그리고 다랑어가 준비돼 있었다. 일본 마요네즈가 맛있다는 건 들어봤지만 직접 먹어본 것은 처음이었다. 일반 마요와는 달리 고소하고 덜 느끼했다.




완성된 오코노미야끼



우리는 대화도 없이 허겁지겁 먹기 시작했다. 내가 먹어본 오코노미야끼 중 최고였다. 전혀 느끼하지 않았고 내용물도 많아서 씹는 식감이 좋았다. 둘 중 더 맛있었던 오코노미야끼를 고르자면 나는 Tokyo Mix를 추천한다. 맛과 서비스 모두 괜찮았지만 가격이 만족스럽지 않아서 재방문할 의사는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