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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아나로 Mar 14. 2024

덩기덕 쿵 더러러러, 오래오래 가는 법

"강약중간약"으로 인생을 살아가고 싶다.법

나는 대게 나의 일상의 일에 힘을 주는 편이다. 하나를 할 때, 제대로라는 생각에.

그리고, 나의 기대만큼 내가 온전히 시간을 쏟지 못하면 자책하곤 했다.


최근 응답하라 1988을 보면서 최택의 삶의 자세가 새롭게 다가왔다. 그렇게 명성이 높고, 바둑에 있어서 천재적인 사람이 일상생활의 지혜는 하나도 없다. 외골수 타입인 것이다. 정말 중요한 것에만 에너지를 쏟고 그 외의 것들은 자연스럽게 신경이 꺼지는 것이다.




나는 특정한 것을 준비한 지 어느새 3년이 넘어간다. 처음에는 잔뜩 힘이 들어갔고, 에너지가 충만했고 그 흐름을 타서 바로 준비한 여정을 시작하는 것이 이상적이었다. 바로 다음 단계에서 한계에 부딪혔다. 현실적으로 바로 시작하기에 힘든 부분도 많았다. 재정적으로 어려움이 생기다 보니, 다른 준비해야 할 요소들도 미루게 되고, 그 당시 다른 가치에 대해 마음을 쏟다 보니 시간이 갈수록 애매모호해졌다.


내가 준비한 여정을 알고 계신 교수님을 만나서 면담을 했다. 교수님의 말씀과 제안해주신 방향성이 마음에 와닿았다. 원래 하고 싶은 일과 여정이었던지만 그전에는 용기가 부족했다. "내가? 그 긴 여정을 해낼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이전에도 해주셨던 말이지만, 이번엔 더 깊숙하게 마음에 와닿았다. 바로 다음 여정이 늦어진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이 기회에 그다음 여정까지 한꺼번에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안해주신 그 여정은 내가 준비해 왔던 것과 조금 달라서, 알아보는 과정에서 막연해지고 마음이 조급해졌다. 생각보다 준비할 시간이 별로 없는 것이다. 그러다가, "이러면 좀 어떻고 저러면 좀 어때? 내 상황에 맞게 최선을 다하면 되는 거지. 그리고, 딱 정해진 길은 없어. 짧고 굵게 나를 갈아 넣어 끝낼 수 있겠지만, 그냥 내 상황과 시간에 맞추면 되는 거지!"라는 마음가짐으로 고쳐먹었다.


그냥, 힘 좀 빼고 흐름에 나를 맡기자.
꼭 이래야 하는 것도 없고, 저래야 하는 것도 없다.
올해는 적당한 타임라인과 목표를 가지고, 시도해보려고 한다.
'이 악물고' 이런 자세는 싫다. 벌써 마음에 부담이 되거든.




사회생활을 돌이켜봐도, 다 잘 해내고 싶어 했다. 그러니 내가 피곤해지기도 했다. 또 여러 사람을 보면서 모든 일에 힘을 주는 사람이 결국 주위를 피곤하고 지치게 한다고 느꼈다. 강강강강, 주변 사람들은 쉴 새 없이 달려야 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고 싶지는 않았다. 오래오래 가기 위해서는 필요한 것에만 힘을 줄 필요가 있다.


어릴 적 장구를 배울 때, 강약 중간 약 기본 리듬에 맞추어 장구를 치던 것이 생각난다. 그때처럼, 삶에서는 강약 중간약이 있는데. 늘 강강으로 치기만 하면 조화롭지도 음색이 아름답지도 않을 것이다. "강약중간약"으로 인생을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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