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한다면 카우치서핑으로
여행하며 공짜로 숙박할 수 있다면 시도하실 건가요?
당연히 Yes다. 현지 집에서 머물러 볼 수도 있고, 여행경비도 아낄 수 있으니 1석 몇 조인 지.
이탈리아 피렌체와 로마 사이 어느 시골. 철이와 렌터카 여행을 하는 김에 시골 현지집에서 살아보기 위해 카우치서핑을 준비한다. 이미 10년 전 남동생과 첫 유럽 배낭여행 때 카우치서핑으로 바르셀로나, 파리, 스위스에서 여행한 경험이 있다. 카우치 서핑은 말 그대로 집에서 비는 소파(혹은 방)를 여행자에게 무료로 빌려주는 호스트를 찾을 수 있는 플랫폼이다.
물론 케이스 바이 케이스. 에어비앤비 리뷰를 잘 봐야 하듯이 카우치서핑도 호스트의 리뷰를 잘 보고 선택해야 한다. 방문하게 될 사람들 여행메이트를 잘 소개하는 것도 매우 중요.
철이도 다행히 현지인 집에서 머물러 보는 것에 매우 흥미를 보여서 열심히 컨택. 30명은 컨택해 본 것 같다.
너무나도 멋진 할아버지 집에서 2박을 머문다. 마침 스위스에 사는 할아버지의 조카 부부와 아이들이 집에 놀러 왔다고 해서 함께 보기로 했다.
첫날 저녁부터 완전 이탈리아식 제대로 된 만찬을 대접받게 된다! 이건 너무나 중요해서 따로 써볼 예정.
첫째 날 만찬에 이어 어쩌다 보니 명상까지 안내하게 되고. 요가를 해보고 싶다는 친구들의 요청에 둘째 날 아침요가를 해보기로 했다. 스위스에서 자라 독일어를 주로 사용하는 아이들. 큰 아이는 초등학생이라 영어를 조금 할 줄 알고. 작은 아이는 독일어만 하는 상황. 하지만 몸으로 하는 놀이는 만국 공통이다.
이탈리아 카우치서핑 스쿨 개시.
1교시 : 요가
거의 30분을 따스한 햇살 아래. 돗자리와 요가매트를 펼쳐두고 키즈요가를 진행한다. 요가가 좋아졌다는 첫째. 장난치면서 누웠다가 고양이도 만졌다가 간지럼도 태웠다가 난리 부르스이지만 끝까지 함께한 둘째.
2교시 철이의 태극권 시범.
생각보다 진지한 기체조(?) 였는데 꽤나 잘 따라왔다. 철이는 매일 아침 기체조를 한다. 우주의 기운을 모으는 전신 스트레칭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의 태권도와 비슷하지만 조금 더 쉬운 느낌.
3교시 축구교실. 대댄찌로 편을 나눈다. (믿기 어렵겠지만 순창에서는 "소라미가 미치미치뽀"라고 한다.) 철이와 남자아이가 한 팀. 나는 첫째와 한 팀. 철이는 처음에 바로 골키퍼를 한다고 했다. 역시. 축구 짬빠가 있다. 체력소모가 적은 골키퍼를 먼저 선점하다니. 5분도 안 되어서 바로 숨이 차다. 맑은 햇살 아래에서 뛰어노는 게 이렇게 재밌을 일인가. 결국은 무승부로 마무리.
4교시 강아지와 산책 및 트래킹
넓은 집 앞 정원에서 강아지들은 구덩이를 파고 논다. 집 뒤로 이어지는 멋진 산책길. 철이와 할아버지는 나란히 발걸음을 맞추며 걸었다.
역시 이탈리아인의 핏줄. 숨 쉬듯이 플러팅. 5살 남자 아기가 길 가다 꽃을 주워서 나에게 선물해 줬다. 중간에 힘들어서 내 등에 업힌 건 비밀로 해줄게.
스위스에 사는 할아버지의 조카들과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눴다. 걸으면서 하는 이야기는 훨씬 편하게 마음을 열게 해 준다. 남편은 스위스의 수소에너지 스타트업에서 근무한다고 했다. 한국현대차가 수소 에너지계에 서 선두자라는 소식을 스위스인에게 들을 줄이야.
유럽이나 캐나다에 있다 보면 가족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에서는 느껴지지 않는 여유 때문일까. 사라와 루카는 미디어 사용을 거의 안 하고 보드게임이나, 축구 등에 관심이 많다. 대화 주제도 꽤나 다양하고. 가족들끼리 열정적으로 토론한다.
여행이 단순히 맛있는 것을 먹고 유명한 곳을 방문하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직접 살아보고 같이 놀고, 걷고, 먹고. 앞으로도 이런 여행을 추구할 것. 다음 편은 멋진 파비오 할아버지네 집을 소개해볼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