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당장 뛰쳐나가고 싶게 만드는 뭉게구름

헐렁한 자연인처럼 살기 <2>

by 모아나

침 고이는 레몬을 자릅니다. 얼음을 꺼내 투명한 유리잔에 한가득 넣습니다. 청량한 레몬 아이스티가 완성되지요. 창 밖은 햇살이 작렬하지만 창가에 놓인 테이블은 선선합니다.


큰 창 밖으로는 내리쬐는 햇살과 유난히 파란 하늘이 보이네요. 오늘따라 더욱 하얀 뭉게구름은 지브리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해요.


여기까지만 보면 여유롭고 한가로운 주말 같지요. 초조한 제 얼굴만 빼면요.


왜 때문에 이 화창한 여름날. 우리 마음은 화창하지 못할까요. 일이라는 게 그렇듯이 내가 원해서 하는 것만 있지는 않습니다. 하기 싫은 일은 끝까지 미루고픈 제 성향이 오늘 저를 힘들게 했네요.


제일 하기 싫은 일이 생기니 나머지 일들은 오히려 재밌어졌어요. 뭐죠. 오히려 잘 된 일인가요. 무사히 나머지 자잘한 업무를 끝내니 제자리걸음입니다. 다시 제일 하기 싫은 업무가 남았어요.


뭉게구름은 또 왜 이렇게 예뻐서 뛰쳐나가서 놀고 싶게 만드는지. 나는 왜 거북목 느림보 거북이가 되었는지. 괜스레 파란 하늘 한 번 째려봤어요.


미안. 너가 싫어서 째려본 건 아니야. 단지 너만 화창하고 쨍해서 좀 부러웠어.


[나의 일 - 오늘 일을 하며 가장 힘들고 어려웠던 순간이 있었나요? 무엇 때문이죠? 에 대한 답]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