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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이나모 Aug 18. 2020

그냥 시시콜콜한 이야기 #14/100

워킹맘

엄마가 본다면 속상해할 이야기를 하나 해야겠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할머니와 함께 잤다. 언제였는지도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어렸을 때 이야기다. 아침에 일어나니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할머니는 내가 열이 난다고 했다. 유치원에 가지 말고 집에서 쉬자는 말에 엄마방으로 쪼르르 달려갔다.


엄마는 화장대에서 출근 준비를 하고 있었고, 나는 그런 엄마 뒤에 이불을 깔고 누워 뽀뽀뽀를 보고 있었다. 뽀뽀뽀를 굉장히 좋아했지만 열나고 몸이 좋지 않으니 계속 징징댔을 것이다. 워낙 어렸을 때 일이라 정확하게 기억나는 건 별로 없다. 다만 내가 기억하는 유일한 대화는 엄마에게 오늘은 출근하지 않으면 안 되냐고 물어봤던 기억이다.


-엄마 오늘은 출근 안 하면 안 돼?

-엄마는 일을 가야지, 할머니랑 병원 갔다 와서 집에서 놀고 있어.


그 당시에 내가 저 말을 듣고 울었는지 안 울었는지 기억나진 않지만, 다 커서 그때의 생각을 하며 울었던 적이 많다. 아파서 엄마를 옆에 두고 싶었던 나의 마음이나, 그런 애를 두고 일을 하러 가야 되었던 엄마나 둘 다 짠하다.


그렇게 화장하는 엄마를 등지고 누워 뽀뽀뽀를 다 봤었다. 유치원에 가려면 항상 뽀뽀뽀의 마지막 5분은 늘 보지 못했는데, 그때는 끝까지 다 볼 수 있었겠지.



매일 쓰기를 실천해 보려고 합니다.

100일 동안 매일 그냥 시시콜콜한 아무 이야기나 써봅니다.

이런저런 생각이 많은 요즘, 저도 제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정리해보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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