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나로 쓰는 글들> 조급함을 지나, 숨 쉬는 루틴으로
처음 루틴을 시작할 땐,
그저 뭔가라도 바꿔야 한다는 막막함뿐이었다.
육체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
루틴이 나를 단단하게 만들 수 있을까?
정말 나에게 이득이 될까?
아니, 준비 과정도 필요 없이
그냥 시작하면 되는 걸까.
나는 마음만 먹으면 뭐든 할 수 있는 사람이라 믿으면서도
늘 주변이 안 도와줘서 못 한다는 핑계를 찾았다.
핑계가 생기면,
'맞아, 그래서 안돼'라며 포기를 쉽게 했다.
그런 내가,
이제는 아이들에게 그런 엄마로 보이는 게 부끄러워졌고,
나의 정체성을 찾고 싶은 마음에
새벽을 열기 시작했다.
휴대폰을 내려놓고
책을 펼치고
영어 단어를 외우고
명상하고
일기를 쓰고
경제 용어를 익히고
몸을 움직이며
나에게 맞는 걸 하나씩 찾아갔다.
처음엔 졸렸다.
하지만 하루가 점점 길어지는 게 보였다.
시간을 그냥 흘려보내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완벽하려는 성향은 또 나를 조여왔다.
루틴을 다 완성해야 한다는 압박.
조급함.
과부하.
포기하고 싶었다.
그때, 책 한 줄이 나를 붙들었다.
"지금 포기가 아니라, 잠시 재정비일 뿐이다."
그 순간부터
루틴은 더 이상 나를 조이는 것이 아니라,
나를 숨 쉬게 하는 것이 되었다.
아침 운동길도 매일 다르다.
어제는 이 길, 오늘은 저 길.
걸었다가 뛰었다가
이어폰을 내려놓고
자연의 소리에 귀 기울였다.
그때, 생각이 찾아왔다.
하루를 더 잘 살고 싶다.
하루의 시간을 계획하고
조금 틀어져도
유연하게 다시 걷는다.
아이들을 피곤하게 여겼던 나.
아이들을 빨리 재우려던 나.
지금은
아이들의 혼잣말 하나에도 귀 기울인다.
그 순간,
화도 나지 않는다.
아이들의 언어에서
아이디어가 피어나기 시작했다.
요즘 아이들이 묻는다.
"엄마, 요즘 왜 화를 안 내? 이상하다?"
나는 웃는다.
"엄마 마음이 변했나 봐."
그렇다.
나의 시선이 바뀌었고,
나의 마음이 달라졌고,
나의 태도가 변했다.
모든 감정을 다 컨트롤할 순 없지만
이제 나는 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자.'
'지금 이 감정은 왜 생긴 걸까?'
조금씩 세분화하며,
조금씩, 나를 들여다본다.
매일 아침 눈을 뜨면
하루가 기다려진다.
그게 예전의 나와 지금의 나를 가르는
가장 큰 차이다.
예전의 나는
아침부터 피곤했고
남들과 비교하며 자책했고
하루를 견뎌내듯 살았다.
지금의 나는
하루를 설계하며
하루를 기대하며
나를 알아가는 데 바쁘다.
그리고 나는 안다.
루틴이 내 삶을 새롭게 만들고 있다는 것을.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
중요한 건
그 새로움 속에서
내 마음이 자라고 있다는 걸
스스로 느끼고 있다는 것.
루틴은,
내가 나를 숨 쉬게 하는 방식이다.
나는 오늘도,
그 루틴 속에서
나를 새롭게 짓는다.
매주 금요일,「다시, 나로 쓰는 글들」을 연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