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A 언어연구소 #1 - 꾸지런히

단정하게 살아내는 말

by MOA티케

꾸지런히


화려하진 않지만 포기하지 않는 리듬.

스스로를 단정하게, 다시 살아내게 하는 말.

(꾸준히 + 부지런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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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단어의 첫 사용자는

작년 여섯 살이던 우리 둘째 꿀복이였다.


나는 평소에 아이들에게 자주 말했다.

"얘들아, 부지런히 하고 있지?"

"얼른 부지런히 준비하자."


그런데 어느 날, 꿀복이가 말했다.

"나 지금 꾸지런히 하고 있어."


아마 하고 싶었던 말은 '부지런히'였을 것이다.

급한 마음에 툭 튀어나온 말.

그런데 그 말이 어찌나 귀엽고,

또 진심처럼 들리던지.



'꾸지런히'라는 말은

말끝이 동글동글하고 따뜻했다.

그날 이후로 자꾸 귀에 맴돌았다.

언젠가부터는 내 일상 속에 단단히 자리를 잡았다.


꾸준히 + 부지런히.

합성어 갇던 그 말은,

이제 내가 스스로에게 건네는

작고 다정한 응원의 언어가 되었다.



"꾸지런히 하고 있어."

꿀복이의 그 한마디는

삶을 단정히 붙드는 주문이 되었다.




혹시 집 안에서만 통하는

귀여운 '가족어'가 있나요?

함께 나눠 주셔도 좋겠어요.


우리만의 말이,

누군가에겐 다정한 위로가 될지도 모르니까요.





'MOA 언어연구소'

새로운 말을 짓고, 잊힌 말을 다시 불러내며,

말의 심지를 지켜가는 언어연구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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