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딘
사진관 앞 데크에 기둥을 세우고 등나무 몇 그루를 심었다. 쇠기둥을 타고 올라가서 저 위를 덮으면 여름 그늘이 아름다울 거야.
싸게 산다고 너무 작은 것을 산 탓일까? 나무는 더디게 자랐고, 본래 있던 데크를 철거하고 그 자리에 카페와 세미나실을 지었다. 나무들은 그대로 두고 다시 반대편으로 데크를 만들어서, 데크의 바깥에서 건물을 향해 뻗어가라던 나무줄기는 이제 건물쪽에서 바깥을 향해 뻗어나가게 되었다.
그리고 8년 만에 처음으로 올해 등나무가 꽃을 피운다. 아, 저렇게 생겼구나.
아무도 감춘 적 없는 비밀 같은 것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