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방문을 쾅 닫은 너에게

by 조모비

우리 집 첫 번째 어린이에게


어젯밤 네가 드디어 방문을 쾅 닫고 들어갔지. 다시 나와서 바람 때문에 세게 닫힌 거라는 상투적인 변명이라도 해주길 바랐는데 아빠가 네 이름을 여러 번 불러도 대답하지 않더라. 그래서 결국 내가 네 방에서 너를 불러냈어. 여전히 너는 불만이 가득 찬 얼굴이었고 다시 들어가면서 문을 또 쾅 닫았어. 아주 크게!


아빠와 엄마는 한동안 침묵했어. 올 때가 왔구나 싶으면서도, 두 번이나 그러는 건 선 넘었지 싶고, 초장에 잡아야 할까, 내버려두어야 할까 짧은 시간 동안 여러 생각이 오갔어. 아빠는 화가 너무 많이 나서 지금 무언가를 하면 일(?) 낼 것 같아 꾹 참으시더라. 엄마가 나섰지. 나는 네가 기분 나빠하는 건 이해해도 어른들 앞에서 감정표현을 그렇게 하는 건 아주 잘못됐다고 생각했어. 그리고 그것을 꼭 가르쳐야겠다고 생각했지. 넌 아직 초등학생이고 질풍노도의 입구에 서 있으니까.


나는 학생들을 가르치며 자기감정을 제어하지 못하고 책상을 두드리거나, 필통을 던지거나 심지어 의자를 걷어차는 학생을 봤어. 나는 네가 거기까지 가길 원하지 않았던 거야. (이것도 내 노파심일까.)

너는 많이 울었지만 그 울음이 후회의 눈물 같지 않았고, 아빠에게 죄송하다고 말씀드리라고 했을 때에도 자존심을 굽히지 않으려는 듯 발음을 뭉개며 알아들을 수 없게 말했어. 아빠는 아무 말이 없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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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널 미워해서 그런 게 아니야. 난 네가 올바른 어른으로 자라길 바라.' 울며 누워있는 너를 어루만졌지만 너는 끝내 내 눈을 마주치지 않았고, 내가 나가자 더 울다 잠들었지. 엄마, 아빠는 서로 대화하지 않았지만 같은 생각으로 한동안 잠을 이루지 못했어. 그리고 나는 온갖 악몽을 꿨지 뭐야. 꿈속에서 신발을 잃어버리고, 홍수가 나고, 덤프트럭이 내 차를 아슬아슬하게 비켜가는.




나는 너한테 미안한 게 많아. 우리 집 둘째 어린이만큼 오랫동안 안아주지 못해서. 아동 발달기를 이해하지 못한 채 많은 것을 기대하고 지나치게 조바심 내서.


네가 어렸을 때 길 가를 막 뛰어갈 때면 넘어질까 무서워 얼른 안아버리고 싶었지만, 아슬아슬 조마조마하게 그 모습을 지켜보는 게 부모의 고통이라는 것을 깨달았어. 네가 학교와 학원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너에 대해 모든 것을 알 수 없다는 게 두려웠어. 학교에서 일하느라 나쁜 예를 너무 많이 알게 된 것은 나를 더 초조하게 했고. 어떤 강연에서 이맘때 너에게 필요한 것은 무한한 믿음이라고 배웠던 것 같은데, 난 여전히 이렇게 물어. 친구들이랑 사이좋게 지내지? 선생님 말씀은 잘 듣는 거지? 길 가면서 핸드폰 하는 건 아니지? 유튜브로 나쁜 거 보면 안 돼. 알았지? 사실 나는 네가 다칠까 두려워서 확인하는 것인데, 너는 자길 의심한다고 느끼더라고.


어제 널 혼낸 것에 대해서도 어떤 사람들은 내버려두어야 했다고 하더라. 어차피 그때는 부모 말이 안 들어온다고. 오히려 네게 장난친 아빠가 먼저 사과했어야 했다고 하는 어른도 있어. 내가 통제적인 부모래. 글쎄. 그런가. 너는 그렇게 느끼겠다. 휴대폰 다운 타임도 싫고, 유튜브, 카톡도 못하게 하는 내가 밉겠지. (하지만 몰래 하는 거 다 알아. 모르는 척할 뿐.)


부모를 원망했던 내가 부모가 되는 일은 얼마나 잔인한 일이니. 이제 정말 시작이네. 너도 나도 잘 자라 보자.


2025. 9. 12.

페어플레이를 약속하며, 엄마가 딸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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