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의 바다에서 유영하기(7)
물속에 몸을 던진다. 모든 근육을 이완한다. 모든 물고기에게 살을 내어준다. 그래, 마음껏 물어뜯거라. 그래도 나는 살아있다.
나는 네게 맞아 넘어진 그대로 엎드린 채 기도한다. 일어설 힘이 없어서 엎드린 그대로 살아간다. 어떤 복수도 꿈꾸지 않고 바닥의 것들과 눈을 맞춘다.
바닥을 벅벅 기어 다시 물속에 첨벙 빠진다. 모든 힘을 빼고 깊이 저 깊이 검은 바다의 바닥까지 침잠한다. 그러나 결국 떠오른다. 떠오를 때까지만 숨을 참으면 된다. 다 떠오르고 나면 물 위에 누워 검은 하늘의 별을 본다. 귀가 여전히 물속에 잠겨 우주의 소리가 난다. 우주를 유영하며 별을 본다.
가라앉는다. 크고 작은 물고기들이 나의 살을 뜯어간다. 나는 저항하지 않는다. 피 비린내를 맡고 더 많은 것들이 모인다. 나는 이제 발이 없다. 팔이 없다. 옆구리가 없다. 입이 없다. 한쪽 눈알이 없다. 그래도 나는 살아남는다.
듬성듬성한 내가 다시 물 위로 떠오른다. 별을 본다. 가라앉는다. 더 작아진 육체가 떠오른다. 별을 본다. 살 한 점이 떠오른다. 별을 본다.
살이 모두 없어지고 끈적한 액체만 남은 나를 너는 이 컵, 저 컵에 옮겨 담는다. 네가 원하는 모든 모양이 되어주마. 어느 컵에 담아도 나는 변하지 않는다. 피의 점성, 색깔, 맛과 향까지.
무형의 내가 날아다닌다. 너를 훔쳐본다. 너를 이해하고 싶다. 왜 너는 나를. 나는 다시 내 몸에 갇힌다. 너를 영원히 이해할 수 없다. 그래서 나는 다시 내 몸을 내어준다. 뜯어가거라. 원하는 만큼. 그래도 나는 조금도 사라지지 않는다. 나는 살에 있지 않기 때문에.
침대 위에 누워 심호흡을 한다. 모든 힘을 빼고 물 위에 떠 있듯이 눕는다. 가라앉는 바다를 생각한다. 실컷 떼어 먹히고 올라오는 바다를 상상한다. 저 멀리 빛이 있다. 몸이 가볍다. 별을 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