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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네모장군 Aug 21. 2024

(9) 야생마가 길 들여지면 멋진 말이 된다

첫 번째 당신 : 신입사원

누군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난 1년 선배가 가장 무섭고, 1년 후배가 가장 만나기 싫어. 이유는 몰라. 하여튼 그냥 그래.”

예전이나 지금이나 선배나 연장자의 입장에서 비슷한 얘기를 한다.

소크라테스도 비슷한 얘기를 했다고 한다. 믿거나 말거나.

‘요즘 애들 겁도 없어.’

이해되는가?

이해보다 그냥 고개가 끄덕여질 것이다.

MZ세대는 겁이 없는 것 같다.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다음은 어느 후배의 얘기다.

"참나. 후배가 선배보다 더 무서워요. 말 한마디 하면 무시하고, 내가 좋게 얘기하면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고. 한 대 때릴 수도 없고. 정말 잘 나가던 저의 성질 많이 죽었습니다. 어쨌든 그 후배를 보고 있으면 열받습니다. 무슨 말을 하면 듣질 않아요. 일은 열심히 하는 것 같은데. 제 말만 듣지 않는 것 같기도 하고. 아무리 인격적으로, 객관적으로 생각을 하려 해도 제 말만 안 듣는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어요. 어떻게 해야 이 후배를 제 사람으로 만들까 고민되네요. 동료가 속 썩이는 것도 화가 나는데, 이제는 후배가.”


(Dall-E 이용, Prompt : 등장인물은 모두 한국인이야. 말을 사육하는 목장이 배경이야. 길들여지지 않은 야생마를 길들이고 있는 40대 남성 사육사와 그를 보좌하는 20대 사육사를 그려줘.)


야생마를 길들이면 멋진 말이 된다.

길들여지지 않은 후배를 자기 사람으로 만들면 참 편하다.

적어도 당신의 말에는 귀를 기울이기 때문이다. 

신입사원은 아직 길들여지지 않는 야생마다.

계속 야생마 기질을 가지고 있으면 서로 힘들다.

오히려 야생으로 보내는 것이 좋다.

조직의 논리에 순응하여 서서히 본인의 특성이 없어지는 것도 아쉽지만, 순응하지 않고 길길이 날 뛰면 꼴 보기 싫어진다.


야생으로 보내지 않으려면 두 가지 방법을 택하라.

하나는 본인이 먼저 신입사원과 똑같아져라.

다른 하나는 부서 문화에 순응하도록 적극적으로 설득하라.

어쩌면 전자(前者)는 불가능할지 모른다. 

선배로서의 자존심을 떠나 그냥 똑같아지기는 영원히 불가능하다.

후자가 편하다. 

시간과 돈이 필요하겠지만 그 효과는 정말 오래간다.


설득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그렇지만 다양한 방법 중 공통되는 사항이 있다.

육체적으로 부딪치는 것이다.

단, 동성일 때만 가능하다.

미혼이면 더욱 좋다.

나이가 어릴수록 더욱더 좋다.

혼자 산다면 음식류를 들고 예고 없이 집에 쳐들어가라.

일단 회사를 벗어났기 때문에 직장 선후배를 떠나 인생 선후배로 대화하라.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어떻게 해야 후배가 멋진 사원이 되는지를 말하라.

여러 여건이 허락된다면 집에 가기에 너무 늦었다는 핑계를 대고 후배 집에서 자라. 

자고 나서 목욕하러 가자고 하라. 

목욕 후 아침 겸 점심식사를 하라.

이쯤 되면 거의 내 사람이 될 가능성이 80%다.

20%는 당신의 설득 방법이 잘못되었거나, 당신과의 벽을 계속 두고 싶어 하는 후배의 마음, 아니면 그냥 이대로 살게 해 달라는 후배의 간절한 소망 때문이다.

하여튼 80%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부서 생활을 하면서 계속 관심을 가져라.

한 번에 변하지는 않는다.

그의 자존심 때문이다.

서서히 관심을 가져라. 

날뛰려고 할 때 지극히 그 신입사원을 쳐다보라.

그리고 살짝 웃어라.

인간이기에 당신의 의도를 알 것이다.


그래도 모르면 그 신입사원은 정말 야생마다.

그냥 포기해라. 

언젠가 다른 부서로 전환배치 될 수도 있다.

그게 속 편하다.


(Dall-E 이용, Prompt : 등장인물은 모두 한국인이야. 목욕탕 사우나실에서 가운을 입고 땀을 흘리면서 대화를 하는 40대 남성과 20대 남성의 모습을 그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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