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당신 : 신입사원
한국의 인터넷 환경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아직도 일본과 중국은 우리를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
미국은 더욱 그렇다.
한국인은 변화에 민감한 민족이다.
밴드왜건 효과(bandwagon effect; 남이 하니까 나도 그것을 해보자는 것)가 정말 빠른 곳이 한국이다.
카카오톡 PC 프로그램이 2013년 6월에 출시되었으니 약 11년이 지나간다.
이메일보다 피드백이 빠르고, 외국에 있는 친구들과 실시간으로 대화를 나눌 수 있고, 스킨(skin)을 바꿔가면서 자신의 미적 감각을 뽐낼 수 있고.
회사 입장에서는 전화통신료를 줄일 수 있어서 처음에는 반겼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과용불급(過用不及)은 늘 존재하는 법.
업무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친구들과 채팅을 하는 시간이 조금씩 늘어감에 따라 업무 집중도는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했다.
게다가 업무처리를 위해 타이핑을 하는 것과 채팅을 위해 타이핑을 하는 것을 동료들이 구분하기 시작하고부터 채팅하는 타이핑 소리가 짜증 날 정도이다.
이렇듯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하는 메신저 프로그램의 활용은 어릴수록 심한 것 같다.
이는 학교 전산실이나 PC방, 집에서 거리낌 없이 사용한 습관 때문일 수 있다.
회사에 입사했다는 것을 버디(buddy; 채팅 친구)들에게 자랑해야 한다.
잠시 외출하거나 다른 부서원들과 잡담하면서 스트레스를 푸는 선배들과 달리 그들은 채팅을 통해서만 스트레스를 풀어야 하기 때문이다.
어쩌다 한 번씩 채팅을 하는 것은 오히려 업무 생산성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너무 자주 하면 본인뿐만 아니라 주변 선배들에게 피해를 준다.
우리말에 ‘좋은 것이 좋다’라는 말이 있다.
선배나 부서장의 눈에 거슬리는 행동은 피하는 것이 좋다.
개인적인 일은 사무실 밖에서 해결하도록 충고해야 한다.
채팅하는 것을 감추기 위해 채팅창을 작게 하고 (어떤 이는 스킨을 엑셀 화면과 동일하게 해서 엑셀 작업하는 것인지, 채팅을 하는 것인지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 허리를 굽혀 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하게 하는 철없는 행동을 못하게 하라.
이런 것도 못하게 하느냐고 따진다면 회사 방침이라고 얘기하라.
채팅을 금지하는 회사 방침이 없다면 일단 속여라.
채팅하는 대신 선배들이나 조직 내 다른 부서원들과 차를 한잔 하도록 권유하라.
다만, 업무 중 얼마만큼 쉬는 것이 적당한지 말해주는 친절함을 베풀어라.
신입사원은 아직도 모른다.
아무리 우수한 대학교를 다녔다고 하더라도 군대 신참은 군대 문화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것을 떠올리면 된다.
(Dall-E 이용, Prompt : 등장인물은 모두 한국인이야. 20대 남자 신입사원이 살짝 고개를 숙이면서 PC 모니터를 보면서 키보드에 타이핑을 하고 있어. 살짝 미소를 띠고 있는데, 그 뒤에서 남자 신입사원을 쳐다 보면서 인상을 쓰고 있는 40대 여성사원을 그려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