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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네모장군 Aug 29. 2024

(14) 신입사원의 눈이 충혈되는 시점을 간파하라

첫 번째 당신 : 신입사원

직장인 모두가 출근할 때 눈이 충혈된 것은 아니다.

접대한다고 새벽까지 술을 마신 동료나 임원의 눈도 충혈되어 있다.

물론 스트레스를 풀려고, 그냥 인생을 즐기려고 술을 마신 사람들도 있다.

이 정도는 웃으면서 넘길 수 있다.

인생의 활력이 되고, 한국의 직장생활에서 성공하기 위한 여러 방법 중 하나라고 대부분 인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 신입사원의 눈이 충혈되는 원인이 과거 선배들의 원인과는 조금 다른 것 같다.

‘올빼미족’과 유사한 신입사원들이 많다.

시장조사기관인 AC닐슨이 미국 등 28개국 사람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한국인들이 포르투갈과 대만 사람들에 이어 세계 3위의 올빼미족에 올랐다는 기사를 발표하였다. 

기사 내용에 연령별 올빼미족 분포가 나오지 않아 아쉽기는 하다.

하지만 국내 인터넷 포탈업체들이 조사한 설문조사 결과들을 분석해 보면 20대에서 30대 중반이 올빼미족 행태를 많이 취하는 것을 알 수 있다.

30대 중반이 넘어가면 원활한 가정생활을 위하여 자정이 되기 전에 대부분이 잠든다 (물론 경제 활동이 자정 이후에 이루어지는 경우는 제외하고 말이다).


대부분 신입사원의 연령을 구성하는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이 올빼미족이 된 데에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중학생만 되면 밤늦도록 학원에 다니는 등 공부하느라 밤잠을 설치는 라이프스타일이 커서도 몸에 밴 데다, 쇼핑과 레저 모두 야밤까지 즐길 수 있는 세상이다.

게다가 OTT나 음악 스트리밍 사이트를 통해 좋아하는 영화 시청이나 음악 감상을 새벽까지 즐길 수 있는 시대이다.

그러나 9시 출근은 여전하고, 개인차를 감안해도 집중력과 창의력은 아침에 높다고 한다.

성장 호르몬은 밤 10시부터 새벽 1시 사이 깊게 잠들었을 때 가장 잘 분비되고, 야근이 암 발생 확률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신입사원의 실상을 잘 모르는 사람은 충혈된 신입사원의 눈을 보고 ‘어제 야근을 심하게 한 모양이군.’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부서 미팅은 9시까지 출근 시간이라면 통상적으로 9시 30분에 시작한다.

선배들이 산뜻한 아이디어를 제안하는데 한계가 많다.

부서장 눈치, 고객사 요구 조건 등 다양한 생각들에 대한 자기 검열(self-censorship)을 하기에 어쩌면 아이디어를 필요로 하는 미팅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

이러한 애로사항을 과감히 깨부수는 것이 활기 발랄한 신입사원의 역할이다.

회사의 조직 특성을 깊게 알 필요 없고, 다른 경쟁사의 강점과 약점이 무엇인지 모르는 백지 상태에서 자신만의 의견을 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새벽까지 인터넷을 활용한 각종 놀이문화를 접한 그가 어떠한 아이디어를 낼 수 있겠는가.


선배 입장에서 후배의 습관을 탓할 수는 없다.

다만 신입사원이 서서히 자신의 습관이 조직에 어떠한 피해를 끼치는지를 조금씩 알게끔 하는 선배의 노하우가 필요할 때다.

그들의 눈이 충혈되는 시점을 잘 파악해야 한다.

대략 입사 6개월 전까지는 갓 입대한 신참과 같이 활동한다.

부서나 회사 속성을 어느 정도 파악하기 때문에 그들이 그것을 역이용하는 시점이 대략 6개월 이후다 (일반적으로 신입사원의 시용평가기간이 평균 3개월이며, 이변이 없는 한 정식 사원이 되는 시점이 입사 3개월 이후다).

눈치 빠른 신입사원은 3개월이 지나지 않았는데도 말년 병장 같은 행동을 하기도 한다.

선배로서 일침을 가할 때가 바로 이 시점인 것이다.


(Dall-E 활용, Prompt: 충혈된 눈으로 오전 9시에 출근하는 20대 남자 직원을 애처롭게 바라보는 사무실 직원들의 모습을 그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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