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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네모장군 Aug 08. 2024

(2) 누군지 모르기 때문에 인사를 하지 않는 것이다.

첫 번째 당신 : 신입사원

비슷한 나이 또래의 회사 내 동료들, 또는 고객사 관계자들과 식사 자리를 가지면 으레 나오는 말이 있다.

“요즘 신입들 참 인사성 없어. 우리 때는 몇 개월 선배만 봐도 폴더 인사를 했는데. 목에 깁스를 했나, 허리 디스크가 있나... 뭐 저리 뻣뻣해.” 

“이어폰 꼽고 유튜브 영상만 보면서 아는 척을 하지 않아요. 어떤 친구들은 게임 하면서 엘리베이터를 타는데, 그 모습이 너무 꼴 보기 싫더라구요.”

“복도에서 눈이 마주쳤는데도 앞만 주시하고 묵묵히 걷는 친구도 있더라.”


입사 3개월 – 신입사원에 대한 시용평가는 일반적으로 3개월 – 정도 지난 신입사원에게 인사를 하지 않는 이유를 물은 적이 있었다.

참 놀라운 공통된 사실을 발견했다. 

아니, 어쩌면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있다.

동문회나 동아리 활동에 대한 몰입도 저하 등으로 선후배 관계가 점점 희박해졌다. 

게다가 코로나로 인해 몇 년간 선후배들과 같이 어울릴 특별한 이벤트도 없었다.

친한 학부 - 동아리 - 같은 대학에 다니는 고등학교 선배가 아닌 이상 누가 선배인지인지 모르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한다.

그러나 더 심각한 것은 ‘선배들을 알고 싶지도 않고, 알아봐야 별 도움도 되지 않는다.’는 이유가 더 컸다.

이 때문에 선후배간의 역학관계를 잘 모르는 것 같다.

“신입사원 오리엔테이션을 한 후 지금 부서로 배치되었고, 그날 부서 회식을 하고, 그 다음날부터 지금까지 업무에 시달리고 있는데요. 누가 회사 선배인지 어떻게 알겠습니까? 부서 선배들이나 노동조합이 다른 부서 선배들을 알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 준 것도 없는데요.”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런 상황이니 엘리베이터 안에서 신입사원에게 먼저 인사말을 꺼내기가 어색하고.

인사 하지 않는 후배를 보려니 엘리베이터 속도가 느린 것 같아 짜증도 나고.

화장실에서 볼 일 보면서 그에게 아는 척 하기가 껄끄럽고.

‘저 사람이 신입사원인 것을 아는데, 왜 저 사람은 나에게 인사도 하지 않을까?’

성격이 괴팍한 사람은 자리에 앉아 괜히 짜증을 내기도 한다.

그리고 언젠가, 어느 누구가 당신에게 이런 말을 할 수 있다.

“신입사원이 인사도 하지 않냐. 선배인 자네가 교육 좀 시켜라.”

나는 괜찮은데 다른 부서 동료들이 한마디씩 한다. (솔직히 인사 하지 않는 것에 그리 민감해 하지 않는 직장인들도 많지만...) 


하지만 영원히 ‘괜찮은 것’은 아니다.

결국 선배인 당신에게 손해가 가게 된다.

후배직원을 제대로 교육시키지 못했다고.

인사는 서로 앎으로써’ 시작된다.

친한 다른 부서원들과 그 신입사원이 한 자리에 만나 얘기를 할 수 있는 장소를 만들어줘라. 

점심식사를 같이 하든지, 저녁식사 때 가볍게 술을 같이 마시든지 방법은 다양하다.

중요한 것은 신입사원과 다른 부서원들이 서로를 오래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한 가지 당부한다면 너무 많은 사람들을 한꺼번에 만나게 하지 말라.

1개 테이블에 그 신입사원 포함해서 최대 6명 이내면 충분하다. 

코로나 때나 지금이나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지 않는 것이 주된 현상이지만. 

선배 입장에서는 한 두 명 되는 후배들을 기억하는 것은 쉽다.

그러나 반대 경우는 그렇지 않다. 

자대 배치, 첫 동아리 모임, 첫 동문회 모임을 떠올려보라. 

천재가 아닌 이상 모든 모임의 참석자를 기억하는 것은 어렵다.

게다가 술을 조금 마셨다면.

그날 이후부터 당분간 당신이 먼저 인사를 하라.

회사에 입사할 정도면 사람을 기억할 기억력은 충분히 있기 때문이다.


(Dall-E 활용, 프롬프트: 엘레베이터 안에서 스마트폰만 열심히 바라보고 있는 20대 한국인 여성 사원, 상의는 흰색 블라우스, 하의는 검은색 스커트, 한편 여성사원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는 넥타이는 맨 50대 남성 사원을 그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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