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인 <이력서/포트폴리오를 PDF로 만들어야 하는 이유>와 이어지는 글입니다.
스타트업 인사담당자로서 채용 업무를 하다 보면 정말 다양한 형태의 이력서를 받아보게 됩니다. 의외로, 경력직 쪽으로 갈수록 형편없는 이력서가 많더라고요.
경력 자체는 훌륭하더라도 그것을 묘사하는 방식이 구닥다리이고 중구난방이라면 그 사람의 ‘센스’에 대해서 의심할 수밖에 없겠죠. 특히 스타트업이라면 센스 있는 사람을 뽑는 게 정말 정말 중요하니까요.
이번 글에선 ‘자유 양식 이력서’에 꼭 들어가야 하는 정보와 들어갈 필요가 없는 정보에 대해 간단하게 다뤄보겠습니다.
신입/경력직 안 가리고 자기소개서 전체에서 우리 회사의 이름조차 찾아볼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냥 직무만 맞으니까 복붙해서 제출한 거죠. 딱 10초만 훑어봐도 알 수 있습니다.
정말 뛰어난 역량을 가져서 인성 따질 새도 없이 무조건 채용해야 하는 S급 인재라면 모를까, 고만고만한 지원자들 사이에서는 이 ‘지원 동기’가 있느냐 없느냐로 판가름이 납니다.
만약 지원 동기를 쓰려고 했는데 딱히 쓸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면, 그건 본인에게 어울리는 회사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당장 돈이 급해서 취업해야 하는 사정이 아니라면, 본인에게 어울리는 회사를 다시 찾아보는 게 낫습니다.
특히 경력직 이력서에 많이 보입니다. 경력이 5년을 넘어가는 경우엔 ‘총 경력’과 ‘세부 경력’을 따로 기재해주는 게 보기에 편합니다. 예시로 보여드릴게요.
이렇게 표시하면 총 경력과 개별 경력이 한눈에 안 들어옵니다.
어떤 경력직 지원자의 경력 사항이 위와 같다고 생각해볼게요. 우선 알 수 있는 정보는 지금까지 네 곳의 회사를 다녔다는 것입니다.
근데 몇 년 다녔을까요? 2007년부터 지금까지 회사 생활을 한 것 같긴 한데.. 19년 7월까지라고 적혀 있으면 지금은 퇴사했다는 말일까요?
그리고 ‘비바리퍼블리카’라는 회사는 어디일까요? 사실 스타트업 재직자가 아니면 어딘지 모르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그럼 올바른 예시를 보여드리겠습니다.
차이점이 보이시나요? 먼저 ‘총 경력’을 맨 위에 넣어주면 몇 년 차 인지 확 눈에 들어오게 됩니다. 11년 차네요.
각각의 재직 기간을 우측 열에 추가해서 어느 회사를 가장 오래 다녔는지 바로 알 수 있게 했습니다. 최근 직장에는 (재직 중) 이라는 단어를 넣어서 재직 사실을 명확히 표현했습니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우리에게 너무나 친숙한 송금 어플인 ‘토스’를 운영하는 법인 이름입니다. 이런 경우엔 법인 명 뒤에 괄호를 치고 ‘서비스 이름’을 적어주는 게 일반적입니다. 그러면 법인 이름이 생소하더라도 서비스 이름을 보고 어떤 회사인지 파악할 수 있거든요.
경력기술서는 “내가 어떤 회사에서 어떤 일들을 했다!”를 있어 보이게 표현한 문서를 말하는데요. 사실 이건 기업마다/인사담당자마다 선호하는 스타일이 다를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어떤 회사는 원 페이지(1page)로 극도로 축약된 경력기술서를 원하는 곳이 있을 수 있습니다. 반면 어떤 회사는 구체적으로 업무 프로세스와 기여도를 기술한 경력기술서를 원하는 곳도 있을 수 있죠.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공통점은 바로 ‘기여도’가 표시되어 있으면 훨씬 좋다는 것입니다. 큰 프로젝트일수록 팀원들과 협업해서 수행해야 하죠. 절대 혼자 할 수 있는 규모가 아닌데, 본인이 다 총괄했고 기획했고 운영했다 라고 쓰는 분들이 워낙 많거든요. 그렇게 과장해서 쓰면 면접에서 질문으로 파고들면 들통나더라고요.
그러니까, A라는 프로젝트를 수행했다고 한다면 본인의 기여도를 “50%” 이런 식으로 표현하거나, 더 좋은 방법은 프로젝트 내용을 간단하게 쓰고 본인이 담당했던 업무를 구체적으로 서술하면 좋습니다.
솔직할 뿐만 아니라 업무의 큰 틀을 이해하고 있고 본인의 역할과 책임을 분명히 알고 있다는 느낌을 주거든요. (훨씬 프로 같음)
연봉은 특히 경력직 지원자들에게 예민한 부분이죠. 만약 지원하고자 하는 회사 가이드라인에 “현재 연봉/희망 연봉을 기재해주세요”라고 대놓고 쓰여있다면, 써서 보내는 게 낫습니다.
아무 가이드라인이 없다면 현재 연봉을 미리 공개할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오히려 연봉을 기재하지 않는 게, 평가자들이 더욱 객관적인 평가가 가능하도록 합니다.
상황을 예로 들어 볼게요. 개발 직무 이력서를 받았는데, 연차에 비해 뛰어난 실력을 갖고 있는 것 같은데, 연봉이 우리 회사 막내보다도 낮다면 어떨까요?
이력서에 적혀 있지 않은 인격적 결함이 있나? 이력서에는 역량이 뻥튀기되어 있지는 않을까? 이렇게 편견을 갖게 됩니다. 사실은 그 지원자가 ‘산업기능요원’이라서 저연봉을 받고 있는 실력 있는 개발자일 수도 있는데 말이죠.
연봉은 최종 합격 이후, 본격적 연봉 협상이 시작될 때 공개해도 됩니다. 면접에서 연봉을 물어본다면? 당당하게 얘기하세요. “최종 합격하면 그 후에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거로 태클 거는 면접관이 있다면, 그 회사는 거르면 됩니다.
연봉은 본인의 개인 정보일 뿐만 아니라 재직하고 있는 회사의 연봉 테이블을 유추할 수 있는 중요한 정보입니다. 합격도 안 했는데 그 정보를 미리 넘길 필요가 있을까요?
요즘 대기업 채용 시스템에는 아예 사진을 넣는 칸이 없죠. 채용절차법 개정으로 인해 넣고 싶어도 넣을 수가 없고요. 하지만 스타트업은 ‘자유 이력서’를 받기 때문에 지원자가 본인 사진을 넣는 걸 원천 차단할 수는 없습니다.
제 의견은 이렇습니다. 외모에 자신 있다면 넣어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은 감정의 동물이라 외모의 영향을 절대 무시할 수 없더라고요. 외모로 인해 차별이 생기면 안 되지만 그게 완벽하게 지켜지긴 어렵습니다. 대기업이나 스타트업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3년 이상 지난 사진이거나 저화질이라면 아예 빼는 게 낫습니다.
제 의견은 이렇습니다. 외모에 자신 있다면 넣어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은 감정의 동물이라 외모의 영향을 절대 무시할 수 없더라고요. 외모로 인해 차별이 생기면 안 되지만 그게 완벽하게 지켜지긴 어렵습니다. 대기업이나 스타트업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3년 이상 지난 사진이거나 저화질이라면 아예 빼는 게 낫습니다.
이건 주니어 수준에서는 거의 사라졌지만 시니어 이력서에는 간혹 나타나는 사항들입니다. 네이버 블로그나 구글링을 통해 자유 이력서 양식을 다운 받으면 이런 참사가 생기곤 하죠.
이런 이력서 전부 없애버려야 합니다
이력서를 받는 인사담당자 입장에서도, 가족관계와 주민등록번호가 쓰여있으면 정말 난감합니다. 서류 불합격 메일 보내면서 이력서 양식 바꾸는 걸 추천드린다고 제안하고 싶을 정도예요.
이력서 양식을 다운 받아서 직접 채우는 것보다는, 요즘엔 이력서를 뚝딱 만들어주는 플랫폼도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원티드’에서 깔끔하게 만들 수 있어요.
쓸데없는 정보 없이 깔끔하게 본인 역량과 경험을 어필할 수 있는 이력서를 만드시길 바랍니다!
해당 글은 유재호님과 모비인사이드의 파트너쉽으로 제공되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