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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biinside Sep 08. 2020

직원이 10명이 되면 스타트업에 생기는 일 #1

“우리 조직 체계 좀 잡아주세요! 제발!” 



5명 내외의 초기 창업자들이 모여서 으쌰으쌰 사업을 키운다. 그러고 10명 정도로 회사 규모가 성장하면 대개 비슷한 문제를 겪는다. 바로 ‘체계가 없다‘라는 것이다. 주먹구구식으로 일하던 방식을 더 이상 유지할 수 없다. 이제 우리 회사에도 체계가 있어야 한다!


직원 수가 늘어남에 따라 스타트업에 필요한 조직 체계도 다르다. 회사가 성장하면서 어떤 문제를 겪는지, 그리고 그때 필요한 조직 체계는 무엇인지 한 번 적어보았다. 공감되는 게 매우 많다면 체계가 절실히 필요한 거다.  




  < 5명 내외 >    

딱히 체계가 필요하지 않은 초기 창업 단계. 체계 없이 일하는 게 훨씬 빠르고 효율적임.


작은 사무실에 모여서 대부분 구두(口頭)로 대화하여 해결한다. 업무를 주고받을 때도 옆자리/앞자리 팀원한테 바로 얘기한다. 자료들은 개인 PC에서 따로 가지고 있다가 누가 달라고 하면 준다. 업무 현황도 사람 수가 적으니 딱히 주간 업무 보고를 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회의 일정을 따로 잡는 게 아니라 생각나는 게 있으면 사무실에서 바로 회의를 진행한다.        



 이 단계에서는 출퇴근 시간이나 호칭, 역할과 업무 분배(R&R) 등 정말로 기본적인 사항을 세팅한다.  



< 10명 내외 >

5명이 넘어가고 조직의 문제가 조금씩 드러나며 체계가 필요해지는 단계.  






문제 1) 업무 커뮤니케이션 히스토리가 휘발됨. 


인원도 늘고, 전체적인 업무량도 늘어나므로 업무 커뮤니케이션 또한 많아진다. 카톡/슬랙/잔디 같은 커뮤니케이션 툴은 대화 형식의 타임라인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전 대화 히스토리들이 휘발되어 찾기 어렵다.


 

“스크롤 한참 올려야 한다 ㅠㅠ 검색해도 안 나온다” 


→ 하나의 프로젝트, 혹은 하나의 안건 등에 대해 업무적으로 나눈 대화를 기록할 수 있으면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협업 툴이 필요해진다. (노션/아지트 등)





문제 2) 파일/문서 등을 찾기가 어려워짐. 


협업할 일이 많아지면서 파일을 주고받을 일도 많아지는데, 각자 개인 PC에 파일을 저장하고 있기 때문에 매번 파일을 요청해야 하는 비효율이 생긴다. 



“하하하하! 파일 하나 주는 게 이렇게 오래 걸리니? 요기 바탕화면에 있는데? 하하하!!”


 → 공용 폴더나 클라우드가 필요해지고 파일을 쉽게 찾기 위한 폴더링/파일명 규칙도 필요해진다.





문제 3) 업무 보고/공유와 현황 트래킹이 어려워짐. 

인원수가 늘어나서 각자 무슨 일을 하는지, 하나하나 파악하기가 어려워진다. 각자의 하루 업무나 주간 업무를 보고받자니 팀원들은 귀찮다며 불만을 갖고, 관리자 입장에선 10명의 업무 현황을 파악하기에 양이 너무 많아 곤란하다.  


 → 업무 보고/공유 양식과 규칙을 정하고 중간 관리자가 CEO와 나누어 체크한다. 주간 회의 때에는 각자 무슨 일 하는지 브리핑할 게 아니라, 조직의 목표와 프로젝트 안건 별로 현황을 트래킹해야 한다.  





문제 4) 비효율적인 회의. 



사무실에 사람이 많아지니 회의 일정을 잡고 회의실에서 회의를 진행해야 한다. 그러나 회의 방법론을 제대로 알지 못하기 때문에, 회의에 매번 늦는 사람도 생기고, 회의 준비도 안 해오고, 회의 시간은 항상 길어지고, 회의 때에는 서로 감정적으로 피드백하는 사태가 비일비재하게 발생한다. 



“ㅎㅎ 웃으면서 욕하면 제 기분이 안 나쁠 거라고 생각하시나 봐요”


 → 회의 방법론 자체가 필요하다. 효율적으로 회의하는 방식을 정의 내리고 합의해야 한다.






조직에는 조직 규모와 단계에 맞는 체계가 필요하다.


사실 이 게시물은 시리즈다. 다음 편에는 15명 이상 조직이 성장했을 때 겪는 문제점에 대해서 풀어보고자 한다. 그리고 30명을 넘겼을 때 생기는 문제가 또 있다. 한꺼번에 적자니 분량이 너무 많아서 가볍게 쪼개 보았다.

 최종적으로는 스타트업에서 조직 체계를 어떻게 세팅해야 하는지 정리해볼 계획이다.


시중에 나온 조직 관련된 콘텐츠들은 대부분 대기업, 유니콘 스타트업에나 적용할 수 있는 내용들이다. 유명 컨설팅 회사의 CEO가 쓴 책은 컨설팅 비용을 지불할 수 있는 실리콘밸리 기업에나 적용할 수 있는 내용이고, 대기업 20년 차 HR 담당자가 적은 책도 비슷하다. 그러나 대한민국 사업체의 96%가 종사자 20명 미만이다. (통계청, 전국사업체조사, 2018)


그래서 정말 기초적인 조직 체계에 관해 쓰려고 한다. 내 생각보다 훨씬 많은 스타트업이 아주 기본적인 업무 보고라든지 협업 툴 세팅 같은 것들을 어려워한다.


조직이 성장함에 따라 조직 체계가 필요한 시점이나 정도가 다르다. 체계가 필요 없는데 체계를 잡으려고 하는 것도 문제다. 여러분이 눈여겨보셔야 할 것은 단계 별로 어떤 체계가 필요한지, 그 체계는 왜 생겨나는지다.  

 





유디V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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