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는 버티컬(Vertical) 커머스 앱을 사용합니다. 지그재그에서 옷을 고르고, 올리브영에서 오늘드림으로 화장품을 주문하죠. 특정 카테고리에 특화된 버티컬 커머스 앱은 어떻게 MZ세대를 사로잡은 걸까요. 더에스엠씨그룹 연구진이 MZ세대 100명을 대상으로 버티컬 커머스 앱 사용 실태에 관한 설문조사와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이들이 무슨 앱을 어떤 경로로, 얼마나, 왜 쓰는지를 파헤쳐 보기 위해서요.
먼저 MZ세대 15명과의 심층 인터뷰를 통해 커머스 앱 이용 현황을 파악했습니다. 이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보여주는 소비 카테고리를 쇼핑, 식품, 리빙, 여행, 뷰티 5가지로 정립했어요. 인터뷰와 구글 플레이스토어 및 iOS 앱스토어 다운로드 순위를 바탕으로, 각 카테고리별 대표 앱을 선정했습니다.
[쇼핑 카테고리] 지그재그
[식품 카테고리] 마켓컬리
[리빙 카테고리] 오늘의집
[여행 카테고리] 야놀자
[뷰티 카테고리] 올리브영
오프라인 매장에서 출발한 <올리브영>을 제외하면 모두 온라인에서 탄생한 플랫폼이었는데요. 좀 더 자세한 연구를 위해 103명의 MZ세대(밀레니얼 1세대 18.4%, 밀레니얼 2세대 62.1%, Z 1세대 19.4%)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이용자가 앱을 만나게 되는 경로는 크게 ▲디스커버리(Discovery)와 ▲오브젝티브(Objective) 두 가지로 구분됩니다. 전자가 광고나 지인 추천 등 우연히 앱을 발견하여 다운로드한다면, 후자는 프로모션 등 혜택이나 필요를 충족하기 앱을 다운로드하는 경우죠.
온라인을 허브로 하는 <지그재그>, <마켓컬리>, <오늘의 집>, <야놀자>는 디스커버리를 통해 다운되는 비율이(평균 81.7%) 월등히 높았습니다. 반면, 오프라인 매장을 근간으로 한 <올리브영>은 오브젝티브형 이용자가 과반수였습니다(56.2%). 오프라인 구매 경험을 온라인까지 확장했기에 가능한 결과로, 디지털라이제이션에 성공한 사례라 볼 수 있겠네요.
MZ세대 대부분은 20개 이상의 앱을 보유하고 있지만, 실제 사용률은 그 절반에 그쳤습니다. 앱 유입 장벽이 낮지만, 충성도 또한 낮은 편이죠. 버티컬 커머스 앱은 그 공식을 빗겨나갔습니다. 우리는 <지그재그>, <마켓컬리>, <오늘의 집>, <올리브영>에서 주 1회 이상 일정 시간 콘텐츠 시청, 탐색, 구매 등의 행위를 하는 이용자를 로열 오디언스로 설정해 조사에 임했습니다. 여행 및 숙박으로 시즌성이 강한 <야놀자>의 경우에는 월 1회 이상으로 기준을 낮췄고요.
그 결과 설문자의 평균 26%가 해당 앱에 로열티를 가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엔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한 가지 결론으로 이어집니다. 버티컬 커머스 앱은 다른 플랫폼에는 없는 경험을 제공합니다. 심층 분석을 위해 앱 항목당 서비스 만족도를 조사했습니다.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지그재그>에는 쇼핑몰이 진짜 많아요. 다른 앱에서 필요한 제품을 여러 번 찾아보느니, 이 앱에서 한 번에 살펴보는 게 편해요” <지그재그>는 분산된 쇼핑몰을 한 곳에 모아 이용자 맞춤 상품을 추천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이곳에는(2020.12 기준) 4천여 개의 쇼핑몰이 입점해 있는데요. 만족도 조사 결과, ‘다양한 브랜드 입점’이 4.11점으로 타 항목에 비해 점수가 가장 높았죠.
<마켓컬리>는 배송 서비스의 차별화를 꾀했습니다. 이용자 대부분도 이에 높은 만족도를 표했는데요. 업계 최초로 도입한 샛별배송이 4.36점, 재활용 가능한 종이를 사용하는 친환경 택배 서비스가 4.12점을 차지했습니다. 소비자의 UPS(User Problem Solving)를 적극적으로 파악해 솔루션을 제공한 겁니다.
인테리어 커뮤니티라는 새로운 개념을 제시한 <오늘의 집>. 실제 이용자의 집을 소개하는 ‘온라인 집들이’가 4.14점을 기록했습니다. 이용자가 화자로 등장해 몰입도를 높이고 공감을 유도합니다. 특히 사진 카테고리에서는 이용자가 직접 콘텐츠를 제작해 정보를 공유하는데요. 취향이나 생활 환경이 비슷한 이용자 간 활발한 소통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야놀자>는 숙소 검색 시 조건 검색을 제공합니다. 개인의 취향을 기반으로 검색할 수 있는 직관적인 서비스는 편의성을 극대화하죠. 설문자가 가장 만족했던 서비스는 ‘상세조건 검색 필터’입니다. 호텔이라면 몇 성급인지, 펜션이라면 픽업이 있는지, 그리고 가격대까지 개인 맞춤형 플랜을 짤 수 있어요. 추가로 검색 창 하단에 해시태그로 키워드 추천도 제공하며 새로운 결과를 제공하기도 해요. 이용자의 검색 경험을 풍부하게 하려는 <야놀자>의 노력이죠.
만족도 1위인 ‘스마트 영수증 서비스’는 오프라인 매장 구매 영수증이 앱 내 디지털로 발행되는 서비스입니다. 2위인 ‘구매 가능매장 확인 서비스’도 오프라인 매장의 재고의 확인하는 수단이죠. 앱 내 독립적인 기능이 아닌, 오프라인 구매의 수단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올리브영>은 온오프라인의 구매 경험을 연동하는 옴니채널(Omni-channel, 온 ·오프라인 매장을 결합하여 언제 어디서든 구매할 수 있도록 한 쇼핑체계)인 셈이죠.
버티컬 커머스는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큐레이션을 제공합니다. 브랜드는 자사의 제품만 아카이빙하기에는 선택 폭이 좁고, 퍼블릭커머스는 너무 많은 선택지를 제시하거든요. 노력 대비 높은 효율을 기대하는 MZ세대는 트렌디한 제품을 골라 볼 수 있는 버티컬 커머스로 빠져들죠. 맛도 있고 멋도 있는 걸 먹고 싶을 땐, <마켓컬리>에서 제공하는 ‘컬리의 추천’ 란을 누르면 됩니다. 비건, 키토제닉, 베이커리 맛집, 오프라인 맛집 등 취향에 맞는 제품을 모아볼 수 있으니까요.
버티컬 커머스에 있어 콘텐츠는 윤활유와 같습니다. MZ세대는 <오늘의집> 이용 이유에 대해 ‘나와 주거형태가 비슷한 사람들의 정보를 얻기 위해서 (61.6%)’, ‘킬링타임용 콘텐츠를 보기 위해서’ (32.9%) 때문이라고 답했습니다. 앞서 언급했듯 <오늘의집>을 콘텐츠 커뮤니티로 활용하는 거죠. 이는 곧 체류 시간과 구매 가능성의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콘텐츠에서 제품 정보와 랜딩페이지를 바로 확인할 수 있거든요.
앱은 고객 데이터 축적하는데 최적화된 환경입니다. 이용자가 어떤 방식으로 제품을 탐색하는지, 구매까지 몇 단계를 거치는지 등 모든 여정이 남으니까요. 버티컬 커머스 앱은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개인화된 서비스를 구현합니다. <지그재그>의 시작 화면이 개인마다 상이한 것도 이 때문인데요. 이용자가 어떤 제품에 ‘찜’을 했고, 어떤 스타일의 제품을 구입하는지에 따라 다른 정보를 제공하는 거죠. 나를 위해 만들어진 듯한 이 앱, 사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앱 사용이 편리해서’, ‘제품이 다양해서’. 대다수 MZ세대는 편리한 구매 경험을 앱 이용 이유로 꼽았습니다. 디지털네이티브인 MZ세대는 유년 시절부터 각종 디스플레이와 모바일 인터페이스를 접했습니다. 이들은 편리하지 않은 페이지는 나가고, 복잡한 앱은 삭제합니다. 가령 뷰티 제품 중 토너를 구매하려는 이용자가 있다고 합시다. 우선 유명하고 인기가 좋은 제품을 알고 싶겠죠. 그리고 명성이 진짜인지 판단할 만한 실구매자의 리뷰가 궁금할 거예요. 이에 <올리브영>은 이렇게 해결책을 제시합니다. “[베스트] 메뉴에 들어가서 [리뷰 베스트] 클릭 후 [스킨케어]를 선택하세요!”
MZ세대는 커머스 플랫폼 사용에 있어, 브랜드 커머스나 퍼블릭 커머스보다 버티컬 커머스 앱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음.
비교적 높은 비율의 로열 오디언스를 보유한 데다 이용자 만족도가 높은 버티컬 커머스. MZ세대는 왜 버티컬 커머스 앱에 환호할까?
이용자 UBS와 UPS에 최적화된 적중성, 콘텐츠, 개인화, 편의성을 갖췄기 때문!
김용태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