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세일즈 바이블
<영업에 대한 모든 것! 스타트업 파운더를 위한 16개의 미니 레슨>의 첫 번째 요약 글인 Go-to-market에 이어, 오늘은 두 번째 부분인 영업 조직 세팅에 대해 다루겠다.
글을 읽고 나면 아래 질문에 대한 대략적인 답을 얻을 수 있다.
영업조직은 어떻게 세팅하고 (누구를 언제 채용하고) 언제 확장하는 것이 맞을까?
스타트업 창업자 중 ‘좋은 제품을 만들면 고객은 알아서 찾아온다’라고 믿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그렇다면 영업 조직은 왜 필요한 것일까? 영업 조직은 고객당 매출을 높이기 때문이다. 이 이유로 인해 freemium 또는 viral adoption 모델이 잘 작동하는 슬랙, 링크드인 같은 회사에서도 영업 조직을 운영한다.
위 그래프는 기업이 프리미엄(freemium) 비즈니스 모델만 갖고 있을 때의 고객 당 예상 수익이다. Freemium 모델 하에서 사용자들이 늘면서 매출 증가가 어느 정도 생기지만 이 추이는 시간이 지나면서 둔화된다. 제품 또는 서비스의 다양한 기능에 대해 사용자들이 스스로 알아보거나 배우기 어렵기 때문이다. 사용자들은 셀프서비스 범위 내에서 본인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기능만 사용하고 나머지 기능은 활용하지 않거나 관심을 갖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어느 순간 고객 당 매출은 성장 한계점에 봉착한다.
예를 들면 우리 솔루션이 보안, 백업 분야에서 엔터프라이즈 기능(대기업 등에서 필요로 하는 정교한 기능)을 갖고 있다고 치자. 개인 사용자들은 이러한 기능에 큰 관심을 두거나 추가 비용을 내지 않겠지만, Fortune 1000의 CIO(최고정보책임자)는 이런 기능을 매우 중시하며 추가 비용을 낼 의사가 높을 것이다. 우리 회사가 영업조직 없이 freemium 모델만 운영하고 있다면, CIO 가 직접 freemium 프로덕트를 사용하면서 우리 솔루션의 훌륭한 보안이나 백업 기능을 발견하게 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
바로 이런 이유로 영업 조직이 필요하다. 영업 조직을 운영하며 B2B 영업을 통해 엔터프라이즈 기능에 대한 니즈가 있는 CEO, CTO 또는 CIO를 공략하여 탑 다운(top-down) 영업을 함으로써 freemium 모델만 운영했을 때보다 훨씬 더 큰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영업 조직 운영 시 고객당 매출($Y)과 freemium 모델만 운영했을 때의 고객당 매출($X)의 차이를 “영업 조직의 생산성 갭 (sales force productivity gap)”이라고 한다. 영업 조직의 존재를 정당화하기 위해서는 이 갭, 즉 $Y-$X가 충분히 커야 한다.
영업 조직을 만들 때 3가지 질문이 생긴다.
누구를 고용할 것인가?
언제 그 사람을 고용할 것인가?
어떻게 작은 영업 팀에서 큰 팀으로 성장할 것인가?
이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영업 러닝 커브를 살펴보자.
영업 러닝 커브(Sales Learning Curve): 영업 러닝 커브는 기업이 자사에 맞는 영업 방식을 이해하고 이를 성공적으로 적용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나타내는 그래프다. 프로덕트를 잘 기획하고 만드는 것에 충분한 시간이 필요한 것처럼, 영업조직을 잘 세팅하고 운영하는 것도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 고객이 어떤 경로를 통해 어떻게 자사 제품/서비스를 구매하는지, 우리 영업 생산성은 얼마나 효율적인지, 어떤 영업방식이 더 효과적인지 등을 알아내기 위해서는 시간이 걸린다.
영업 러닝 커브는 3단계로 나뉜다.
초창기 (Initiation)
과도기 (Transition)
작동기 (Execution)
모든 기업은 작동기, 즉 반복과 재현이 가능한 영업 시스템이 있는 시기에 최대한 빨리 도달하고자 한다. 작동기 때 기업은 영업 담당자를 한 명 채용할 때마다 이 사람이 언제쯤 제 몫을 할지, 우리 조직에 어느 정도의 수익을 가져다줄지 계산할 수 있다.
초창기 단계에서 스타트업은 프로덕트를 어떻게 시장에 팔지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 프로덕트 자체가 팔릴 수 있을지 모르는 단계이며 얼마나 많은 영업 담당자가 필요한 지, 얼마에 프로덕트를 팔지, 누구에게 팔지 모르는 상태다.
이 시기엔 소위 “르네상스 영업 담당자”라 불리는 유형을 채용해야 한다. 이들에겐 아래 특성이 있다.
프로덕트에 대한 이해가 깊다.
1인 체제에 익숙하다.
영업 엔지니어가 없다.
마케팅 부서도 없다.
즉, 작은 조직에서 엔지니어와 마케팅의 서포트 없이도 매출을 만들어오는 “외로운 늑대”와 같다.
위와 같은 특성으로 인해, 르네상스 영업 담당자는 큰 조직 또는 대기업 출신 중 찾기 힘들다.
초창기에서 과도기로 넘어가는 기준은 “르네상스 영업 담당자” 2~3명이 있고, 이들이 본인에게 들어가는 비용만큼의 수익을 회사에 벌어다 줄 수 있을 때다. 이를테면 한 사람을 고용하는데 5000만 원이 들어가면, 한 명당 최소 연 5000만 원의 매출을 회사에 가져다줄 때다.
과도기는 영업조직장(VP of Sales)을 채용해야 할 시기다. 초창기 르네상스 영업 담당자들과 함께 어떻게 프로덕트를 팔아야 하는지 감을 잡아 왔기 때문에 그 경험을 바탕으로 작동기로의 도약을 돕는 VP를 채용해야 한다.
참고로 작동기는 기업이 영업 조직 유지 비용의 3~5배 매출을 만들어 낼 수 있을 때다. 비율이 3~5배인 이유는 영업조직이 만들어내는 매출이 회사 전체의 유지 비용(다른 조직의 인건비, 개발비 등)을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작동기에서 스타트업은 영업 할당량(quota)이나 수수료 / 커미션 등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이 시기부터는 반복과 재현이 가능한 영업 모델이 있기 때문에 큰 기업 및 조직에서 영업을 하던 사람들, 이른바 “대기업형 영업 담당자”를 채용할 수 있다. 이 시기는 복잡한 프로세스와 체계가 잡혀있기 때문에, 초창기 또는 과도기 단계에 적합한 “르네상스 영업 담당자”를 채용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 “대기업형 영업 담당자”는 아래 환경에서 잘 활약한다.
마케팅 지원, 영업 엔지니어 서포트 등 활용할 수 있는 내부 리소스가 많다.
본인에게 할당된 영업 영역이 있다.
“르네상스 영업 담당자”와 “대기업형 영업 담당자”는 각각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 다르다. 따라서 영업담당자를 채용할 때는 우리 회사가 영업 러닝 커브의 어느 단계에 있는지 생각하며 적절한 유형을 채용해야 한다.
작동기에 들어섰을 때, 초창기 회사에 공헌한 르네상스 영업 담당자들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작동기에 들어서면 영업 환경이 바뀌기에, 초창기 성과를 냈던 르네상스 영업 담당자가 효율을 내거나 동기를 찾기 어려울 수 있다. 이들은 우리 회사와 프로덕트에 대해 깊은 이해를 갖고 있기에, 이들이 회사 내에서 계속 성장하고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좋다.
회사가 성장하다 보면 새로운 사업, 지역 또는 고객 세그먼트에 진출해야 할 때가 생긴다. 르네상스 영업담당자들은 작은 조직 내에서 많은 리소스 지원 없이 영업을 해왔기에, 이러한 신사업 및 신규 지역 진출 관련 일을 맡기기에 최적의 인재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영업조직 세팅 이후 회사와 영업 조직의 매출 목표를 정하는 방법과 각 고객 세그먼트에 적합한 영업 조직을 매핑하는 방법에 대해 다루겠다.
배준현 님이 블로그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