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들 중 발전 가능성이 충분한데도 불구하고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하는 회사가 많습니다. 정말 안타까운 현실이죠. 회사가 성장하지 못하는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사업 아이템, 내부 역량, 시장 환경, 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합니다.
이런 이유들보다 중요한 부분이 바로 사장 자신의 문제입니다. 사장의 능력과 생각의 한계가 회사의 성장을 가로막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부분의 사장들은 이 점을 인정하지 않을 것입니다. 회사 내부에 능력 있는 인재가 없었고 외부 상황도 좋지 않았으며 결정적으로 운이 따르지 않았다고 생각할 겁니다. 자신이 아닌 주변이나 환경 탓을 하는 거죠.
‘회사는 사장의 그릇만큼만 성장한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은 ‘회사는 사장의 능력 이상으로 클 수 없다.’라는 말과 같습니다. 그러면 처음부터 사장의 그릇은 타고나는 것일까요? 성장의 한계가 정해져 있는 걸까요? 한계는 없습니다. 회사가 성장 단계에 맞춰 옷을 갈아입어야 하듯이, 사장도 회사 성장에 맞춰 자신의 옷을 갈아입으면 됩니다. 이를 위해서는 일단 회사의 시스템을 현재 회사 실정에 맞게 구축해야 합니다. 어떤 기준 없이 사장의 감정에 따라 오늘 다르고 내일 다르다면 직원들은 갈피를 잡을 수 없습니다.
사장은 이 점을 명확히 인지한 후 회사 경영방식을 바꾸고 그에 걸맞게 자신을 계발해야 합니다. 사장의 그릇을 스스로 키워야 한다는 것이죠. 직원들의 역량개발은 회사의 책임과 의무이지만 사장에게는 누가 시킬 수 없는 것입니다. 스스로 준비를 하는 사장은 회사를 계속 키워 나갈 수 있습니다. 회사의 규모가 커지더라도 충분히 회사를 이끌어갈 역량을 갖추게 됩니다. 사장도 회사의 성장에 걸맞게 지속적으로 변신을 해야 합니다.
반면 현재에 만족하고 안주하는 사장도 많습니다. 사장의 그릇을 키우지 못한다면, 회사의 성장 자체가 멈춰 버리거나 생존에 실패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사장이 똑똑하지 않아서 또는 개인적인 능력이 없어서 사장의 그릇이 안된다고 하는 것은 아닙니다. 자신이 잘 모르는 다른 분야의 의견을 수용하지 못하는 데 큰 원인이 있습니다. 포용성이 부족한 것이죠.
회사가 커지면서 약한 고리를 강화하기 위해 외부 인재를 채용하게 됩니다. 이들은 입사해서 회사가 개선해야 할 점에 대해서 사장에게 건의합니다. 만약 기획이나 관리파트라면 회사 규정 정비 등에 대해 이야기할 것입니다. 사장은 그게 왜 필요한지 이해를 잘 못합니다. 규정을 만들어야 한다고 하는데 어째 내 권한이 뺏기는 것 같습니다. 정보시스템을 도입하자고 하는데 그게 어떤 효과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생돈이 들어가는 것 같은 기분입니다.
다른 예로 연구개발 파트에서 다른 회사와 기술제휴를 건의합니다. 이 말을 들은 사장은 회사의 기술이 유출될까 겁이 납니다. 직원은 사장을 설득하기 위해 애플의 예를 듭니다. “애플도 자체 기술이 없었습니다. 다른 기술들을 조합해서 그런 성공을 거둔 겁니다.” 이 말을 듣고도 사장은 그냥 자체 개발을 결정합니다. 문제는 회사에 제휴 대상이었던 기술이 없습니다. 연구개발팀 직원 들은 생판 모르는 분야를 처음부터 공부해서 기존 제품에 적용합니다. 제휴하면 1년에 개발할 것을 3~5년 걸리게 됩니다. 그것도 기초적인 기술이 적용된 제품으로요.
이렇듯 사장이 해당 사항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직원이 좋은 아이디어를 건의해도 포용이 되지 않습니다. 계속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것이죠. 건의하는 내용이 합리적인 것 같은데 확신이 서지 않습니다. 주변의 전문가에게 계속 물어봐야 합니다. 직원들은 답답할 수밖에 없습니다. 건의한 내용들이 충분한 검토와 타당한 이유로 거부되는 것은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장이 내용을 잘 모르거나 자신의 예전 경험과 편견으로 거부한다면 불만이 쌓일 수밖에 없습니다.
사장이 이 같은 태도를 유지하면 주위에 아무리 좋은 인재들이 있어도 회사가 발전할 수 없습니다. 사장은 본인의 역량을 키워 회사의 성장을 이끌어 가야 합니다. 사장의 그릇을 스스로 키울 수밖에 없습니다.
회사를 키우기 위해서는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이고 체계적인 제도를 만들 수 있어야 합니다. 사람을 적재적소에 쓸 수 있는 능력도 필요합니다. 여태까지는 연주자였는데 지금부터는 지휘자가 되어야 하는 것이죠.
사장은 정말 공부를 많이 해야 합니다. 경영, 회계, 재무, 마케팅, 미래 동향 등등. 힘들지만 회사의 미래를 위해 자신을 갈고닦아야 합니다. 어렵게 익힌 지식과 정보가 바탕이 되면 직원들을 의심하지 않고 좋은 의견을 적극 수용할 수 있습니다. 서로가 이해를 바탕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니 신뢰관계도 형성이 되죠.
사장 스스로 바뀌어야 한다는 것을 알더라도 변화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창업 이후 쉴 새 없이 달려왔습니다. 사장도 사람이니 언젠가는 지치게 됩니다. 어느 순간 회사를 벗어나 도망가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매출이 어느 정도 되면 ‘이만하면 됐다.’ 하고 안주하고 싶을 수도 있죠.
사장이 안주하고 싶은 순간 회사는 노화되기 시작합니다. 어떤 적정선 유지라는 것도 쉽지 않은 것입니다. 자신의 그릇 키우는 것을 포기하고 전문경영인에게 회사를 맡길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에도 사장 그릇이 작다면 또 의심을 하지 않겠습니까? 모든 일에 대해 간섭을 하게 될 것입니다.
사장은 직원들이 믿고 따를 수 있는 자질을 갖춰야 합니다. 직원들의 의견을 포용할 수 있는 능력도 길러야 합니다. 힘들어도 열정을 계속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직원들의 열정에도 불을 지필 수 있습니다. 회사의 크기는 사장의 능력, 즉 그릇의 크기로 결정된다는 것을 꼭 알았으면 합니다.
기업시스템코디(조현우) 님의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