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8월 11일, 원신이 한국 시장에 등장한 지 2년이 되는 해, 그와 비슷한 게임인 타워 오브 판타지가 한국 서비스를 시작했다. 처음 중국에 서비스를 시작했던 당시부터 한국 시장의 주목을 받았는데, 그 이유는 아래와 같았다.
사실 게이머의 입장에서 이러한 평가가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기본적인 UI에서조차 기존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의 디자인을 그대로 가져온 것이 분명하게 보이며, 게임의 대부분을 담당하는 전투 방식 또한 원신의 속성 전투를 분명히 참고한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원신은 캐릭터가 보유한 스태미나를 맵 디자인과 접목하여 유저들의 성장을 자극시키는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 속 레벨 디자인을 채택했다. 즉, 기존의 레벨 디자인을 의미 있게 하려면 맵 디자인의 특성을 파훼할 수 있는 추가 업데이트를 진행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하지만 호요버스는 해당 레벨 디자인을 일정량 파훼할 수 있는 기술을 ‘벤티(특정 캐릭터 이름)’에게 부여하게 되면서, 이 캐릭터가 없는 유저들은 자기도 모른 새 얻지 않으면 전체적인 게임 플레이에 페널티를 받게 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기존의 기획인 스태미나와 맵 디자인을 이용한 유저의 성장형 레벨 디자인이 그냥 해당 캐릭터가 없으면 안 되는 불편한 플레이의 기획으로 전락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타워 오브 판타지에서는 그러한 단점을 비웃듯 같은 레벨 디자인을 채택한 후 ‘에너지 기어(벤티가 사용하는 기술과 같은 효과를 보이는 기술을 사용할 수 있는 장비)’라는 장비를 같이 출시했다. 이것은 마치 원신이 벤티에게만 부여한 어드밴티지를 모든 유저에게 부여한 것처럼 기능했고, 이는 원신의 모순점을 충분히 지혜롭게 해결하게 된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원신에서는 불편했던 점을 타워 오브 판타지에서는 불편하지 않도록 한듯한 기능들이 적지 않기 때문에 게임 디자인이라는 한 부분에서 만큼은 충분히 원신과 비교할 만하다 생각한다.
타워 오브 판타지를 플레이하면서 가장 크게 느껴진 원신과의 차별점은 월드에 존재하는 수집형 아이템을 획득한 이후에 발생하는 미니 게임이었다.
원신은 새로운 지역을 개방하고, 탐험하고, 그 속에서 매력적인 캐릭터를 스토리에 녹이고, 그 캐릭터와 상호작용하도록 하여 캐릭터를 뽑고 싶도록 만드는 방식을 사용하는데, 이때 필연적으로 유저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 월드 탐색이다.
하지만 원신의 경우, 단순히 아이템을 줍는 것이 전부이고, 그 아이템이 어디 있는지 표시되지도 않기 때문에 100명의 유저 중 100명은 대부분의 시간을 원신이 아니라, 웹사이트에 게시된 맵 사이트(원신 맵스 등)를 플레이하게 되는 격이 된다. 그리고 이 작업이 굉장히 단순 반복이라 재미가 없다! 탐색을 하는 것과 숙제를 하는 것은 종이 한 장 차이인데, 이런 방식은 분명한 숙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타워 오브 판타지의 경우, 월드 수집형 아이템을 획득하면 확률적으로 꿈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는 입구가 열리도록 만들었는데, 이 꿈의 세계로 입장하면 다양한 미니 게임을 즐길 수 있고, 또 그에 따른 보상도 받을 수 있다.
로스트 아크 쿠크 세이튼의 마리오로 친숙하게 다가오는 2D 횡스크롤 시점의 미니 게임, 시간제한 내에 장애물을 피해 좁은 길을 달려야 하는 챌린지형 미니 게임, 자동 발사되는 레이저포로 밀려들어오는 적들을 무찌르는 타워 디펜스형 미니 게임, 3인칭 대형 미로 찾기 미니 게임, 떨어지는 에너지를 획득하는 미니 게임 등이 있으며, 이것들은 쉽게 지루해지는 월드 탐험을 조금 더 지루하지 않도록 하는 요소로서 기능한다.
여기서 오른쪽 상단의 챌린지 조건을 확인해 볼 필요가 있는데,
이곳에서 첫 번째 번역 상의 오류를 발견할 수 있다.
위에서부터 아래로 읽어보면 나열된 텍스트는 아래와 같다.
- 몬스터의 포털 진입 저지
- 진입한 몬스터가 없습니다.
- 몬스터 2마리 미만 진입
- 몬스터 4마리 미만 진입
물론 유저의 입장에서는 게임을 한 번만 해봐도 알 수 있는 정보이기 때문에 해당 미니 게임을 플레이하는 데에 있어서 불편함까지는 존재하지 않겠지만, 그건 유저의 재량이지 게임이 지향해야 할 방향성과는 다른 부분이다.
또한 이 부분은 확실히 번역의 문제이기 때문에 기획, 디자인팀과 상의할 필요도 없어서 즉시 수정할 수 있는 부분이며, 유저들이 가장 많이 만나는 미니 게임에서 발생한 문제이기에 가능하면 빨리 수정하는 것이 좋다. 이때는 당연히 진입 몬스터 없음, 혹은 재량을 발휘하여 완벽 방어 등으로 번역함이 타당하다.
전체적인 게임 플레이는 월드 맵을 탐색 하며 그 속에서 획득한 아이템을 제작 재료, 혹은 강화 재료로 사용하는 형태로 캐릭터를 성장시키게 되는데, 그런 게임 특성상 아이템 획득 알림 창이 굉장히 자주 유저에게 보이게 된다. 그리고 이때 거슬리는 것이 x1이라는 표시다.
현재 아이템 획득 알림의 구성은 {아이템 이름}x(영어 소문자 x){개수}로 구성되어 있는 듯 보이는데, 가장 자주 보이는 알림인 만큼 영어 소문자 x 보다는 ×(곱셈 기호)를 차용하는 것이 훨씬 깔끔할 것이다. 폰트에 따라 다를 수는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한국어를 3등분 했을 때 정확히 중간에 x가 위치하게 되기 때문에 시각적으로 훨씬 깔끔해지기 때문이다.
이 경우 해당 번역문이 즉시 수정할 수 있는 상태로 존재하거나, 혹은 코드 내부에 존재하는데, 코드 내부의 경우, 프로그래밍팀과 소통을 해야 되기 때문에 작업 우선도가 떨어질 수 있다. 작업 효율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아니라면 충분히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는 번역문이므로 수정하는 것이 좋다.
이제는 선택형 최적화가 아닌, 필수로 고쳤어야 할 버그의 등장이다. 우측 하단에 탐색도를 보면 현지화 담당자가 없거나, 혹은 기획팀에서 발견하지 못했거나, 미처 조정하지 못한 문제를 확인할 수 있다.
타워 오브 판타지에서는 전체 지도 화면으로 이동할 경우 하단에 자신이 탐색한 지역의 탐색도를 볼 수 있는데, 당연히 게임을 플레이할수록 수치가 올라갈 것이고, 당연히 그 끝은 100으로 수렴할 것이다. 그런데 현재 100%라는 글자가 정해진 UI를 벗어나 표시되고 있으며 이는 글자의 크기를 줄이거나, UI를 늘리는 등의 버그 처리가 필요한 부분이다.
만약 번역문 자체에 Size 설정 태그가 붙어있지 않다면 해당 부분은 현지화 담당자 혼자 처리할 수 없는 부분이지만, 확실히 버그이기 때문에 기획팀과 상의하여 폰트 사이즈를 줄이는 것이 좋다.
공급 실시라는 단어는 중국어를 완벽히 직역한 번역체로, 공급 실시보다는 출석 이벤트에 어울리는 보급 도착 등이 더욱 적절해 보인다. 또한 하단의 카테고리에 특별 작전 보드라는 단어도 보이는데, 현재 다양한 이벤트를 올리는 공간이기 때문에 기획팀과 상의해서 이벤트 관제실, 혹은 이벤트 작전실 등으로 변경했다면 더욱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해당 화면에서 말하는 스타 로드의 안내, 여기서 안내는 중국어를 직역한 것으로 보이는데, 해당 단어는 안내가 아니라 인도로 번역하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 또한 인도로 수정할 경우, 초보자 유저들에게 일정 임무를 부여하고 그에 따른 보상을 지급하는 해당 이벤트의 특성과도 어울리게 된다.
즉, 스타 로드가 초보자들을 인도하는 것이 더욱 자연스러워 보인다.
여기서 말하는 삭도 엘리트는 애초에 게임에 존재하지 않고, 해당 카운트는 스크린샷에서 확인할 수 있는 시저스를 잡으면 카운트된다. 아마 중국어 원문이 다르거나, 같은 원문을 다른 회사에 외주 작업을 맡기면서 단어가 통일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가장 많이, 그리고 가장 쉽게 발생할 수 있는 현지화 문제인데, 현지화 담당자는 게임에서 사용되는 모든 단어를 모두 저장하여 관리해야 한다. 그리고 원문이 다른 경우에는 기획팀과 상의하여 수정하는 것이 좋고, 같은 원문이 다른 형태로 번역된 경우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여기서 왼쪽에 보면 탐색도- 라는 글자가 보이는데, 사실 게임을 플레이하면 – 표시가 왜 있는지 알 수가 없다. 추측하기로는 번역문이 탐색도-크라운으로 정해져 있고, 인게임에서 자동으로 줄 바꿈이 된 것으로 보인다. 이런 부분은 LQA를 통해서 사전에 확인한 후 번역문을 수정해야 하는 부분이다.
협동 챌린지는 월드 맵에서 여러 명이서 진행할 수 있는 다인 임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저 나머지:라는 번역은 LQA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은 것임을 확인할 수 있는데, 당연히 필요 유저, 혹은 남은 유저, 타워 오브 판타지에서는 남은 지휘관, 혹은 남은 집행관 등으로 표현하는 것이 훨씬 타당해 보인다.
여기서는 중국어를 직역한 대세계라는 표현을 볼 수 있는데, 대세계는 중국어에서만 쓰는 표현이다. 이것이 가리키는 것은 우리가 말하는 오픈 월드로, 당연히 “월드”로 번역하는 것이 더욱 타당하다.
타워 오브 판타지는 여러모로 인하우스 번역가, 혹은 현지화 담당자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많은 부분에서 현지화가 부족해 보였는데, 그중 가장 크게 다가온 부분이 더빙과 자막이 불일치하는 점, 메인 스토리임에도 불구하고 더빙이 다 씹혀 있는 부분이 존재하는 점, 가장 많이 유저들에게 공개되는 단어가 통일되지 않은 점을 그 예로 들 수 있다.
개발적 관점으로 보아 원신을 기반으로 하여금 다양한 기능을 추가하고, 뽑기에 대한 스트레스를 많이 줄여놓은 것은 칭찬받아 마땅하나, 현지화 부분에서는 아쉬운 점이 많았다.
그리고 메인 스토리를 통해 캐릭터의 IP를 구축하고, 그것을 기반으로 캐릭터 팔아먹는 게임에서 최소한 메인 스토리 검수는 해야 하지 않을까?
병욱 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