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 타이칸 그리고 전기 모빌리티를 담당하는 메이크 빈쾨터(Mayk Wienkötter)는 속도, 전비, 충전 인프라 사이의 최적의 지점을 목표로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스페인 세비야까지 여행을 떠났다.
올리버 블루메(Oliver Blume)가 포르쉐 박물관 앞마당에서 손을 흔들며 어디로 가는지 묻는다. 그는 “세비야로 갑니다.”라고 답하고, 올리버 블루메는 “좋은 여행 되세요”라며 배웅했다.
포르쉐 CEO가 직접 배웅하는 것보다 더 좋은 하루의 시작 없다. 목요일 아침 7시30분이다. 하늘은 파랗지만 기온은 6도의 쌀쌀한 날씨다.
함께 할 포르쉐 타이칸의 배터리 잔량은 99%이며, 슈투트가르트에서 세비야까지 단 2일 만에 주행하는 것이 목표다.
2,300km에 달하는 거리를 여행하는 동안 화물차 뒤에서 달리며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하이퍼마일링 따위에는 관심도 없다. 가능한 한 빨리 도착하는 것이 목표다. 모든 것을 최적화하며 달려야 한다.
포르쉐 타이칸은 이동하는 동안 신뢰성과 비용을 고려해 가능한 한 아이오니티(IONITY) 충전기를 사용할 예정이다.
이번 여행에는 포르쉐 사진작가 크리스토프 바우어(Christoph Bauer)도 동행했다. 그의 임무는 최고의 사진을 찍는 것이고, 나는 가능한 한 빨리 세비야에 도착하는 것이 목표다. 평균 속도는 100km/h로 잡았다.
주펜하우젠에는 이미 출퇴근 시간대 교통 체증이 심해서 평균 속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칼스루에로 이동하는 A8 도로에서는 교통 체증이 해소되고 130km/h – 140km/h로 꾸준히 속도를 올려 달릴 수 있으며 ‘Range Mode’를 사용했다.
퍼포먼스 배터리 플러스와 후륜구동이 장착된 타이칸에는 20인치 휠이 장착된다. 그리고 배터리도 부족하지 않다. 고전압 배터리는 105kWh 용량이며 최대 97kWh를 사용할 수 있다. 참고로 타이칸은 WLTP 기준 678km를 달릴 수 있다.
프라이부르크로 향하는 A5 도로를 통해 계속 달리며 프랑스 국경을 넘을 때 즈음에는 교통량이 줄어 평균 속도를 114km/h로 끌어올린다.
유료 도로용 트랜스폰더가 있어 현금이나 신용카드로 결제하기 위해 매번 멈출 필요 없이 30km/h 속도로 톨게이트를 지날 수 있어 평균 속도를 올리는데 도움이 된다.
480km를 주행한 후 첫 번째 충전소에 도착했고, 부르고뉴 아를리(Arlay) 근처의 아이오니티 유라(IONITY Jura)로 향했다.
남은 주행가능거리는 35km로, 실제 총 주행거리는 500km가 넘는다. 여기까지 오는데 4시간이 조금 넘게 걸렸다. 이곳에는 7개의 CCS 충전기가 있으며 포르쉐 타이칸 한 대만이 자리하고 있다.
사진작가 크리스토프가 주유소에서 점심과 음료수를 사오는 동안 충전기를 연결하고 상황을 주시하는데, 타이칸은 최대 320kW로 충전할 수 있기 때문에 10분만에 배터리 50kWh가 충전되었으며, 18분만에 충전은 80%까지 완료됐다. 적절한 휴식을 취하기에는 너무 빨리 충전이 끝났다. 30분 후 다시 출발했다.
기온이 20도가 훌쩍 넘었다. 스웨터를 뒷좌석에 던져두고 티셔츠를 입고 계속 달린다. 봄 기운이 조금씩 느껴지는 가운데 타이칸은 편하게 달리며 소리 없이 도로를 질주한다. 포르쉐 차지 플래너(Porsche Charge Planner)는 상당히 믿음직스럽다. 장거리 운전이 편안해진다.
이 시스템은 야심찬 목표에 따라 오늘 아비뇽(Avignon) 근처의 타벨 노르에서 두 번째이자 마지막 충전 스테이션을 예정하고 있다. 도착했을 때 주행가능 거리는 42km가 남았고, 배터리는 10%가 남아 있었다.
4개의 충전기를 사용할 수 있었는데, 모두 무료였다. 일반적으로 장거리 여행에서는 80% 이상 충전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우리는 완충하고 싶어졌다.
아직 450km 가까이 남아있는 여정의 유일한 하룻밤 기착지인 바르셀로나까지 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힘을 낸다. 더 편한 곳에서 더 휴식을 취하고 맛있는 것을 먹기 위해서다.
타이칸은 휴식 시간에 있어서 장거리 여행에서 좋은 성능을 발휘한다. 우리는 타이칸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제대로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으로 가득하다.
차량 디스플레이에 따르면 충전소의 충전량이 약간 줄었지만, 충전된 에너지의 양과 시간을 고려할 때 이는 중요하지 않다. 35분 후에는 95%까지 충전이 완료됐다. 다시 출발이다.
처음 1,000km는 9시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이쯤 되면 14 방향으로 조절되는 컴포트 시트가 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주행거리와 급속 충전으로 타이칸에 앉아 오랜 시간을 보낼 수 밖에 없으니 시트의 능력이 매우 중요해진다. 몽펠리에와 나르본을 지나 스페인 국경으로 향한다. 이곳의 제한 속도는 120km/h로 평균 속도보다 느리지만 전기를 충분히 아낄 수 있다.
정확히 12시간, 1,260km를 전기로 주행하고 20.7kWh를 소비하고 배터리 잔량 10%를 남긴 상태에서 바르셀로나 호텔에 도착했다.
지하 주차장에는 투숙객이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AC 충전기가 있다. 안타깝게도 단상 충전기는 3.7kW만 공급한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12시간이 남았기 때문에 플러그를 꽂고 편안하게 잠을 청했다.
다음날 아침, 디스플레이에 표시된 충전량은 50%다. 이상적이지는 않지만 바르셀로나 남쪽으로 100km 떨어진 곳에 아이오니티 스테이션이 있기 때문에 걱정은 되지 않는다.
그래서 먼저 관광을 잠시 했다. 2026년 완공을 목표로 건설중인 유명한 사그라다 파밀리아 대성당(Sagrada Familia church)을 찾았다.
그전에 세비야에 도착하고 싶었기 때문에 서두르지 않고 고속도로 옆 산업단지에 있는 주유소에 있는 새로운 아이오니티 충전기를 찾아 타라고나로 출발한다.
여기서도 디스플레이에는 충전 전력이 최대치에서 아주 약간 감소했음을 보여준다. 유럽 전역에 600개 이상의 스테이션이 있지만 발렌시아 남서쪽으로는 아이오니티 네트워크가 다소 부족하기 때문에 90% 이상까지 충전하는데 30분 정도 걸렸다.
처음에는 80% 이상으로 충전한 것을 후회했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오히려 잘 한 결정이었다. 그래서 아이오니티가 아닌 충전소에서 첫 번째 정차를 계획했는데,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겼다.
경로를 벗어난 첫 번째 충전기는 360kW를 제공한다. 플러그를 꽂으면 확인 프로세스가 시작되지만 멈추지 않는다. 플러그를 뽑고 다시 시도했지만 노후된 충전기가 말썽이다.
근처에 같은 공급 업체의 300kW 충전기를 찾았다. 새로운 트리플 충전기로 CCS 플러그, AC 또는 차데모(CHAdeMO)로 충전이 가능하다. 터치 패널에서 원하는 것을 선택하기만 하면 된다.
안타깝게도 이번에도 제대로 충전이 되지 않는다. 다시 포르쉐 차지 플래너가 다음 초고속 충전기를 제안한다. 이전 세대보다 더 효율성이 개선된 신형 타이칸 덕분에 배터리 잔량 4%만 남긴 상태에서 도착했다.
40kW까지 충전하는데 30분이 걸렸고, 다음 아이오니티 스테이션까지 도달하는데 필요한 만큼의 시간이 걸렸다. 주유소에서 맛있는 점심과 커피를 마시며 평온을 되찾았지만, 충전기를 찾아 돌아다닌 한 시간은 아까울 수 밖에 없다.
세비야에 도착할 때까지 500km도 채 남지 않았지만 평균 연비는 마법의 100점 아래로 떨어졌다. 교통 체증이 거의 없기 때문에 시속 120km로 꾸준히 달리고 있다.
오후 4시30분, 4개의 충전기 중 3 개가 무료인 아이오니티 엘 하달고 스테이션에 도착했다. 타이칸은 최대 327kW로 충전이 가능했기 때문에 15분 만에 다시 출발할 수 있었다.
마지막 남은 거리는 333km다. 도로에 차량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제한 속도로 끝까지 달릴 수 있었다. 3시간 후, 23시간 동안 2,300km를 달린 끝에 세비야에 마침내 도착했다.
평균 속도는 100km/h였으며, 출발지인 슈투트가르트에서 세비야까지 오는 동안 평균 4시간 30분마다 충전을 해야 했다.
전체 경로에서 평균 20.5kWh/100km의 소비 효율을 보여줬다. 최적은 아니지만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충전 인프라에도 불구하고 고속 충전에는 총 2.5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피곤함 가득하지만, 포르쉐 타이칸과 함께 2일 만에 목적지에 무사히 도착했다는 만족스러운 마음으로 여행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