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장에 못 보던 책이 꽂혀 있었다. 반으로 접은 A4 용지를 스카치테이프로 붙여서 만든 물건이었다. 100퍼센트 가내수공업. 요즘 시대에 누가 이런 수고를 마다하며 책을 만들까 문득 궁금해졌다. 심지어 글자와 바탕 그림은 연필로, 채색은 크레파스로 했다. 작품의 보존은 1도 염려하지 않는 초연한 자세. 마치 쟝 미셸 바스키아가 떠오르게 만드는 진정한 예술가의 자세, 그것이었다. 나는 작가의 작품에 심취해 그 책을 읽고, 읽고, 또 읽었다. 기승전결이 뚜렷할뿐더러 드라마적 반전이 있고, 다른 존재를 향한 연민마저 느껴지는 작품. 그 작품을 그림과 함께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제목: 당근쿠키가계사장님 왜계로 가다
당근쿠키 사장님이 자고 있었습니다.
그런대 UㅋO가 나타나서 사장님을 대려같습니다.
왜계인은 사장님을 실험했습니다.
그리고! 사장님은 왜계인 왕이 돼었습니다.
그런대...
때구르르
이게 모지?
이건 원래대로 돌라오는 법!
꿀꺽꿀꺽
보글보글
그랬더니,
펑!
야호!
안녕
사장님은 편하계 잠을 잤습니다.
왜계인도요.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