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유난히 울분을 참기 힘들었던 이유를 알았어.
그건 너가 삐라만도 못한 전단을 살포해서도 아니고
네 마누라가 유유히 개산책을 시키던 게 카메라에 잡혀서도 아니고
공무원 준비생들도 하루 8시간은 공부하는데
채 5시간도 못 버티고 떠난 공수처 때문도 아니었어.
권한 대행이란 놈이 관저에 경호 인력을 보강하란 얘기를 하며
결국 본색을 드러내서도 아니었지.
내가 정말 화가 났던 건
너가 너를
고립된 약자라고 말했기 때문이었어.
고립된 약자의 정의를 알려줄까.
내가 아는 형은 압록강 건너다
가족들 다 총에 맞아 죽고, 물에 쓸려가 죽어서 혼자 내려왔어.
술을 물처럼 퍼먹고 정신을 잃을 만큼 취해야 겨우 제정신을 유지할 수 있지.
그게 고립된 약자야.
내가 아는 어떤 할머니는 여즉 남편에게 두들겨 맞고 사는데,
엊그제는 뒤통수가 깨져서 피를 철철 흘려서 신고를 했는데,
그래도 남편이 술 안 처먹으면 좋은 사람이라고 감싸주더라.
그게 고립된 약자야.
너가 오늘 아침에 지하철 스크린도어 앞에서
방해된다고 휠체어 채로 치워버렸던 사람들,
그 휠체어가 그 사람들한테는 다리나 마찬가지란 걸 너는 아니,
그게 고립된 약자야.
약자들을 모욕하지 마.
약자들의 간절함을 모욕하지 마.
너는 약자가 아니야.
너는 그냥 아무 것도 아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