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후,
둘째 아이가 늦장을 부려서 학원가는 버스를 놓쳤다.
조금 일찍 나왔다면
타려고 했던 시간의 버스를 탈 수도 있었지만
지나간 버스를 잡을 수도 없는 일,
다음에는 좀 더 빨리 준비하라고 얘기하고
마무리 지으려고 하는데
함께 나왔던 큰아이의 불만이 계속 터져 나왔다.
둘째 아이를 학원에 보낸 뒤
큰아이가 수업에 가기 전 비어있는 시간에
독감주사를 맞히려고 함께 나왔는데
타려던 시간의 버스를 놓치고
다음 차를 기다리는 상황이 됐다.
큰아이는 늦장 부린 동생 때문에
자신의 귀한 15분을 버렸다며
동생이 버스 타고 갈 때까지 씩씩거렸다.
소중한 15분,
너에게 참 소중한 15분인데....
그렇게 억울해하며 씩씩대지 말아.
엄마도
엄마가 된 후 12년을
매 순간 내 계획대로 되지 않았던
너희들의 상황에 맞춰가며 살고 있단다.
엄마도 엄마가 되면
내 소중한 시간이
감쪽같이 사라지게 된다는 걸 몰랐어.
살다 보면
내 계획대로 할 수 있는 일도 많지만
그럴 수 없는 일들도 생겨.
그런 일이 생길 때
너 자신을, 네 주변을 너무 다그치지 말고
조금만 여유를 갖고 지켜봐 주겠니?
계획대로 안되면
항상 초조해하던 엄마도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니
그것도 감내할 수 있게 되더라.
앞으로 살면서
돈보다 더 소중할 너의 시간을
너에게 쓰는 시간은 아껴 쓰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나눠줄 수 있는
따뜻한 청년으로 성장하길 기도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