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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목하사색 May 02. 2022

기록하고 성장하는 삶

찬란한 날씨처럼 언젠가 내 삶도 찬란해질 수 있겠지


  지난 주말 오후, 오래간만에 시누이네 가족이 우리 집에 놀러 왔다.

  같은 동네에 살고 있어서 집도 가까운 편이지만 시댁에서 자주 만나게 되니 따로 서로의 집에 왕래할 일이 없었다.

  마침 냉장고에 사놓은 목살을 꺼내 전기 그릴 팬에 굽고 평상시에 먹는 밑반찬 몇 가지와 최근에 담근 명이나물 장아찌를 꺼내어 식탁을 차렸다.

  맛있게 익은 울릉도산 명이나물 장아찌를 동생 내외에게 선보이며 남편은 신이 나 있었다.

  명이나물에 얽힌 이야기를 전하는 남편을 보고 있자니 상을 받아왔다고 엄마에게 자랑하는 아이들의 얼굴이 오버랩되고 최근에 남편에게 좋았던 대표적인 일이 명이나물 장아찌를 만든 일인가 싶어 왠지 안쓰러웠다.  

  



  식사를 마친 아이들은 둘째 아이의 방에 들어가 보드게임도 하고 나중에는 노트북을 가져가서 자기들 방식대로 영화관을 만들어 영화를 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어른들은 식사를 마치고 간단하게 맥주를 마시며 소소하게 그간 지내온 이야기를 나눴다.

  최근에 시누이 남편인 서방님은 작년에는 끌려가다시피 배웠던 골프가 재미있어지면서 주기적으로 레슨도 받고 골프 관련 유튜브도 보면서 골프에 푹 빠져있다고 했다.

  앞으로 아내와 함께 골프를 하면서 함께 취미생활을 하면 좋을 것 같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우리 부부에게도 골프를 배워보라고 권했는데 남편도 언젠가는 골프를 배워야겠노라고 말하고 나는 운동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터라 지금은 취미로 글을 쓰고 있다고 했다.




  손님이 떠나고 집을 정리하면서 내 취미가 글쓰기가 맞는 건가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글쓰기가 취미라고 하기에는 글쓰기가 마냥 즐겁지만도 않고 내가 그렇게 여유롭게 글을 쓰며 취미생활을 할 만큼의 여유가 있나 되돌아보게 됐다.

  현실적으로 주어진 시간도 별로 없고 백일 완주라는 나름의 목표가 끝나버리니 글쓰기가  취미라고 당당하게 외치던 나도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

  몇 시간 책상 앞에 앉아 글을 쓰는 취미를 갖기에는 나란 사람 자체가 해놓은 게 별로 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그렇게 하기 싫어 끌려가듯 배웠던 골프가 최애 취미가 되었다는 서방님의 이야기떠올리며 나도 이렇게 글을 쓰다 보면  쓰는  점점  재미있어지겠지, 글을 쓰면서 숨어 있는  다른 나를 발견할  있겠지.




  이렇게 화창한 날, 이렇게 찬란한 날씨처럼 언젠가 내 삶도 찬란해질 수 있겠지.

  누군가 인정해 주기 전에 내가 쓴 글들이 그 과정들을 기억해 주겠지.

   스스로가 찬란하게 살고 있다고, 찬란하게 살아왔다고 말할  있도록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삶을 살아가며 글로 기록해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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